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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감정이 날뛰고, 가끔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튀는 성격을 지녔다는 준호는 자신을 두고 ‘생각만큼 귀여운 사람’은 아니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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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님 재킷과 오버사이즈 피케 셔츠는 모두 아메리칸어패럴(American Apparel), 패치워크가 돋보이는 데님 팬츠는 준야 와타나베(Junya Watanabe by Comme Des Garc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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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 컬러 오버사이즈 터틀넥은 아더(Ader), 데님 팬츠는 아페쎄(A.P.C), 슬리퍼는 라코스테(Lacoste by Platform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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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안 좋나요?

아뇨. 왜요?


편견이긴 해도, 시종일관 생글생글 웃는 사람일 줄 알았거든요. 생각보단 많이 웃질 않아서요.

그랬나요? 하루하루 감정의 진폭이 꽤 큰 편인데 ‘척’을 잘 못해요. 슬픈데 기쁜 척, 싫은데 좋은 척 그런 거요. 굳이 따지자면 오늘은 좀 차분한 상태인 것 같아요.

 

왜죠?

음… 실은 어제 고양이 두 마리를 동물 병원에 입원시키고 왔어요.

 

이름이 월이랑 쟈니죠? 어디가 아픈가요?

뭘 잘못 먹은 것 같아요. 집을 자주 비우니까 때가 되면 알아서 사료가 나오는 자동 급식기를 쓰는데 그 안에 있던 사료가 상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신경 쓰여 죽겠어요.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보통 좋은 성품을 지녔다고들 하죠.

그래요? 음. ‘좋다’는 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진 모르겠지만 성격이 무던하진 않은 것 같아요. 어떨 때는 기가 푹 죽어 있다가, 또 어떨 때는 기분이 하늘을 달리고. 또 가끔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싸가지 없다’싶을 때도 있어요. 하하.

 

솔직하네요.

네. 그럼요. 그렇다고 제가 못된 아이란 소린 아니고요. 다만 다른 사람에게 제 감정을 내놓는 데 스스럼이 없다는 거예요.

 

건강한 성격이네요. 보통 연예인이 자기 성격을 그대로 내놓기란 쉽지 않죠. 단편적인 인상이 편견이 되니까요.

맞아요. 저 같은 성격이 남들에게 딱 오해 사기 쉽죠. 그래서 최소한 제가 기분 나쁘다고 남의 기분까지 망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3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스물> 이야기를 해볼까요. <감시자들>에서 눈길을 끄는 연기를 보여줬고, 그 후에 <협녀>를 찍었고, <스물>은 좀 의외였어요. 좀 더 확 눈길을 잡아 끌어 연기력을 ‘자랑할 만한’역할을 택할 줄 알았어요.

<스물>이 코미디로 분류되어 그냥 웃긴 영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사실 전 <스물>을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스무 살 또래 남자아이들 셋의 이야기죠. 파릇파릇한 청춘들의 이야기기도 하고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스물>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님은 ‘억지로’웃기시지도 않잖아요. 생활 밀착형 개그랄까요.

 

감독님의 전작 <힘내세요 병헌씨>도 그랬죠. 그 작품도 봤나요?

네. 재미있게 봤어요. 신인 감독이 영화판에 데뷔하는 과정을 담은 자전적 이야기의 영화죠. 완벽히 짜인 상황에서 찍은 영화가 아니라 러프했어요. 다큐멘터리에 가까웠고요. 허구가 많지 않아 더 생동감 있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생동감은 이번 영화 <스물>에서도 그대로 드러나죠.

 

김우빈, 강하늘 씨와 같이 출연하죠. 비슷한 또래 셋이 만났으니 죽이 잘 맞았겠네요.

네. 저희는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도 만났어요. 이 일을 하면서 마음 맞는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워요. 이 작품을 통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 둘을 얻어 기뻐요.

 

남자 셋이 만나면 뭘 하나요?

수다 떨어요. 지금도 휴대전화 메시지가 35개나 와 있어요. 저는 연기하면서 조언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배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무래도 어려운 점이 많죠. 그런 것들을 가감 없이 물어보는 편이에요.

 

연기를 시작한 진 얼마 안 됐어도 배우로서 꽤 순항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그랬으면 해요. 사실 2PM 활동과 연기를 병행해야 하는 거니까. 좋은 작품도 ‘시간이 맞아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워요. 다양한 역할을 오랜 시간을 두고 차차 해나가고 싶어요.

 

<스물>은 인생의 가장 ‘찌질한’한때를 보내고 있는 친구 셋의 이야기죠. 준호에게도 ‘찌질하다’고 표현할 때가 있었을까요?

그럼요. 연습생 시절 제 얼굴이 얼마나 찌질했다고요. 데뷔 초 여권 사진 보면 흑역사가 따로 없다 싶어요. 하지만 마음만은 찌질하지 않던 때였어요.

 

사람들이 <스물>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 작품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시나리오를 읽으며 즐겁고 편안해서였거든요. 보는 사람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쉬어 갔으면 해요.

 

극 중 역할인 ‘동우’는 만화가가 되고 싶은 재수생이죠. 연애는커녕 집안의 가장으로 고군분투하며 돈을 벌고요. 생활력이 강한 캐릭터예요. 실제론 어때요?

꽝이죠.

 

꽝인가요?

네. 생활력과 독립심을 좀 키워보려고 4개월 전쯤 독립했어요. 혼자만의 공간을 가지게 되면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 느니까요.

 

분리수거도 하고 빨래도 했겠네요?

네. 처음엔 엄청 열심히 했어요. 한 달 정돈 거울에 물 튀어 있는 것도 싫어서 거울을 박박 닦곤 했어요. 그런데 이젠 집 안 여기저기 고양이 발자국이 나 있어도 상관없어요. 방바닥에 휴지가 떨어져 있어도 ‘내일 줍지 뭐’라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하하. 독립한 걸 후회하나요?

아뇨. 그래도 혼자만의 공간을 가지게 된 건 좋은 일 같아요. 작업하기에도 좋고요.

 

집에서 곡도 쓰나요?

그럼요. 어제도 썼어요. 영화 <존 윅>을 봤는데요. 뭔가 쓰고 싶어져서 맥주 한잔 하며 썼어요. 간접등만 켜놓고 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취기가 점점 올라오면서 곡을 쓰고 싶은 욕구가 스물스물 생기더라고요.

 

어제 쓴 곡은 마음에 들어요?

아뇨. 망쳤어요. 가사에 어떤 멜로디를 붙여도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뭐 또다시 쓰면 되죠.

 

어떨 때 곡이 쓰고 싶어져요?

처음 보는 도로를 차로 달리거나 생경한 풍경을 마주할 때요. 혹은 한강에 산책 나갔다가 곡이 쓰고 싶어질 때도 있고, 나무나 풀을 봤을 때도 그렇고요. 그냥 기분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각적으로 자극을 얻게 되면 오감이 발달한단 뉴스를 읽었어요.

 

시각적 자극을 중요시한다면 화보 찍는 것도 좋아하겠네요?

네.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게 재밌으니까요. 기회가 되면 섹스 피스톨즈의 시드 비셔스처럼 찍어보고 싶어요. 피범벅이 되어서. 약간 더티한 느낌으로요.

 

그런 거 싫어할 줄 알았는데.

왜요?

 

오늘 촬영 하는 내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잖아요. 이상한 공간에서 이상한 사진을 찍고 있다는 듯이.

에이, 그건 필름으로 찍으시니까 제가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런 거예요. 자꾸 멋있다고 하는데, 어떤 걸 두고 멋있다고 하시는지도 솔직히 모르겠고요.

 

그래서 바지 벗어보잔 요구도 거절했군요. 회심의 컷이었는데.

그건 못 미더워서가 아니라 오늘 입은 팬티가 맘에 안 들어서 그랬어요. 그리고 그건 제가 더 하얗고 말라야 예쁘지 않을까요?

 

아쉽네요. 시드 비셔스가 될 뻔했는데.

하하. 그런 건 조금 더 나이 들고 제가 ‘섹시해지면’그때 하기로 해요.

 

지금도 충분히 섹시한 나이인걸요.

에이.

 

 

PHOTOGRAPHER LESS

EDITOR SEOK BIN SEO, SO HEE KIM

 

hair & makeup HUNG SHIM YANG,

YOUNG HO HONG (Yang Yang Salon)

assistants SEO YEON KIM, EUN JI KIM

location GUTAK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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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반팔 티셔츠는 아페쎄, 롤 업 연출한 와이드 코튼 팬츠는 프라이노크(Freiknock), 블루 로브는 멜트(Melt by Kud), 샌들은 캠퍼 (Camper), 화이트 삭스는 에디터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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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키한 스트라이프 패턴 셔츠와 와이드 팬츠는 모두 김서룡(Kimseoryong), 샌들은 캠퍼, 화이트 삭스는 에디터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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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소재의 패턴 셔츠는 산드로 옴므(Sandro Homme), 타이포 프린트 디테일의 와이드 팬츠는 아더, 서스펜더는 에디터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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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신발을 신으면 좋은 곳으로 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네 개의 브랜드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