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n in Rome

이 시점, 이탈리아 로마 출신의 혈통들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여기 일곱 명의 패션계 슈퍼스타들이 다음 로마 출신의 신성 탄생을 재촉하게 만드는 이유다.

Fashion 구찌
Born in Rome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Maria Grazia Chiuri) & 피에르 파올로 피촐리(Pier Paolo Piccioli)
발렌티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발렌티노는 두 명의 수장이 이끌고 있다.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와 피에르 파올로 피촐리. 이 둘은 로마에서 태어나 로마 유일의 디자인 스쿨인 이우로페우(Istituto Europeo di Design)를 졸업했다. 학교를 다니던 시절은, 동기가 아닌 탓에 서로 잘 알지 못했지만 그 후 펜디에 입성해서 서로 친분을 쌓는다. 그리고 1990년대를 휩쓸었던 바케트 백을 탄생시킨 후 그 업적으로 발렌티노의 액세서리 라인을 맡던 중 2010년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다. 그들은 로마의 유적과 역사를 통해 미적 영감을 받았으며, 여전히 로마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발렌티노를 위한 완성물을 창조해내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컬렉션을 하지만 로마를 한 번도 떠나지 않은 그들에게 로마는 모든 열정의 이상향이다. 남녀지만 각각 결혼한 상태로 커플이 아니다.

 

엘사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
패션 디자이너
지난 1973년 타계했지만 로마가 낳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엘사 스키아파렐리를 빼놓을 수 없다. 1890년 로마에서 태어난 그녀는 코코 샤넬이 질투했다고 표현할 만큼,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인 코코와 쌍두마차를 이룬 라이벌 관계였다. 샤넬이 프랑스 남서부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역동적이고 도전하는 습관을 생활로 체득했다면, 스키아파렐리는 부유한 로마의 가정에서 태어나 사랑에 대해서도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또 다른 여성상을 몸소 실현했다. 스키아파렐리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런던과 파리, 미국을 오가면서 파격에 파격을 거듭한 혁신적이고 독립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했으며, 그녀가 즐겨 쓰던 ‘쇼킹 핑크’ 컬러만큼이나 화려하게 세계 패션계를 수놓았다.

 

마리아 카를라 보스코노(Mariacarla Boscono)
모델
1980년 로마에서 태어난 후 9세 때 가족이 모두 아프리카에 이주, 케냐 등을 떠돌며 살다가 17세에 다시 로마로 돌아왔다. 다이내믹한 성장 배경은 이국적이면서도 독특한 개성을 내면으로 무장한 남다른 모델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에게 모델 권유를 받지만 학교 졸업을 우선순위에 둔다. 그 후 뉴욕에서 모델 에이전시 계약을 맺고 승승장구, 돌체 앤 가바나를 비롯한 유수의 디자이너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또한 여전히 두터운 친분을 지닌 지방시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뮤즈로서 활동 중이며, 현재 로마를 넘어 이탈리아 출신 모델의 자부심으로 전 세계적인 위용을 떨치고 있다.

 

Born in Rome

잠바티스타 발리(Giambattista Valli)
패션 디자이너
디자이너라기보다는 쿠튀리에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잠바티스타 발리는 현존하는 디자이너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옷을 창조해낸다. 완벽하고 섬세한 드레이핑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주춤하던 오트 쿠튀르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킨 후 현재 그 중심축에 서 있다. 그 역시 로마 출신이다. 그는 바티칸 스쿨을 졸업하고 1997년 엠마뉴엘 웅가로의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주목을 끈다. 그리고 10년 전인 2005년경 프랑스 파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번째 컬렉션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다. 그의 고객은 한마디로 최고의 VVIP들이다. 지난해 태국의 국민 여배우라는 칭호를 받는 촘푸의 웨딩드레스 역시 그의 작품이었다. 이처럼 전 세계 사교계를 주름잡는 여성들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고 싶은 날 선택하는 디자이너다. 그는 로마의 르네상스를 현대 패션계에서 몸소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델피나 델레트레츠스(Delfina Delettrez’s)
주얼리 디자이너
1987년생으로 젊은 나이에 주얼리 디자이너로서 명성을 날리는 델피나 델레트레츠스. 그녀는 펜디의 액세서리 라인을 이끄는 실비아 벤투리니(Silvia Venturini)와 유명 주얼리 디자이너인 아버지 베르나르드(Bernard) 델레트레츠스의 딸이다. 증조할머니 아델레(Adele), 할머니 안나(Anna)로부터 이어진 펜디 4세로서 상속녀다. 이처럼 화려한 배경과 더불어 로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에서 보낸 후 프렌치 스쿨과 아메리칸 고등학교에서 공부했다. 그녀가 보다 주목을 끌었던 것은 어머니가 있는 펜디가 아니라 샤넬 오트 쿠튀르에서 일을 시작한 것. 해부학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 팀 버튼의 영화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그녀의 주얼리는 눈, 곤충, 해골 등을 모티프로 한 디자인이 많다. 특히 퍼를 잘 활용하는데, 펜디와 함께했던 2014 S/S 시즌의 액세서리는 펜디를 보다 힙한 브랜드로 구축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가죽 스트랩 시계에 퍼를 탈착하도록 한 디자인은 바젤 월드에서 우아하고도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에게도 로마에서의 어린 시절은 소중하다. 특히 강인하고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할머니를 통해 큰 영감을 얻었고, 할머니의 주얼리를 구경하는 순간부터 이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구찌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프리다 지아니니 역시 로마 출신이었다. 10년여간 구찌를 호령하던 그녀가 떠난 후 빈자리를 채운 알레산드로 미켈레 또한 같은 로마 출신에 프리다와 동갑인 1972년생이다. 성별 빼곤 같은 세대, 같은 고향을 지녀 왠지 비슷할 것 같은 두 사람이지만 옷을 푸는 방식이나 패션을 대하는 태도에서 전혀 딴판이다. 떠난 이를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다. 일단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로마에 스튜디오를 갖고 있는 영화사 임원의 비서인 어머니를 두었다. 굉장히 절제되고 완벽한 어머니와 자연과 시적인 운치를 사랑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고루 받았다. 그는 아카데미 오브 코스튬&패션(Academy of Costume & Fashion)을 졸업한 후 펜디 수석 액세서리 디자이너를 거쳐 2002년 구찌 디자인 오피스에 합류하여 1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컬렉션을 진행하는 크리에이티브 부서에서 중책들을 맡았다. 그가 풀어놓는 구찌의 컬렉션은 로마보다는 영국 런던이 지닌 히피적인 무드가 많이 엿보인다. 하지만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도 로마를 더 사랑한다고 말했다. 특히 로마의 1950년대 문화와 영화에 관한 특별함은 로마에 있는 그의 아파트에 존재하는 수많은 물건들과 더불어 앞으로도 새로운 구찌를 이끌어가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Text Bom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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