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UNGHUN LEE

만약 인터뷰가 조금 흥분한 느낌이라면 그것은 ‘이병헌’이기 때문이다.

Fashion Interview
BYUNGHUN LEE

Text Bom Lee Photography Yeong Jun Kim

 

 

BYUNGHUN LEE
화이트 셔츠는 델디오(Deldio).

 

 

 

BYUNGHUN LEE
화이트 셔츠는 델디오(Deldio).

 

 

 

<내부자들>이 제대로 한 방 하고 있다. 600만(12월 15일 기준) 관객을 넘어섰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울 기세다.
별말씀을.

아무리 흥행에 초연한 배우라 해도 좋은 일 아닌가?
가장 기쁜 일 아닐까? 이게 내 생업이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며 내가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는 일인데, 이것으로 인정받거나 사랑받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행복한 일이다.

특히 당신이 연기한 안상구라는 캐릭터가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개그맨들이 차용할 정도다. 실로 한국 영화에 오랜만에 등장한 개성 있는 캐릭터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패러디할 만큼 이슈가 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원래 안상구는 디테일이 많지 않던 캐릭터였다. 그저 스트레이트한 조직의 느낌?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는 정도가 내게 파격이었는데 이보다 더 꿈틀거리고 살아 있는 느낌을 가미하고 싶었다. 그래야 나나 관객 역시 감정 이입을 하는 데 보다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 편집본이 3시간 40분이 나왔다. 가장 먼저 편집해야 할 것은 캐릭터를 보완해주는 장면들이다 보니 나도, 다른 배우들도 이런 부분을 걸러내는 데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뭐랄까? 처음에는 손익분기점 정도만 맞추면 미안하지 않겠다 싶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입소문을 타면서 좋은 반응이 오더라. 물론 처음 편집본을 보고 영화가 힘 있게 팍 지나가는 느낌은 있었다. 감독님이 잘돼서 500만 관객이 넘으면 디렉터스 컷을 개봉할 수 있다고 한 약속을 지키게 되어 우리 모두 신나고 있다. 말한 것처럼 오는 12월 31일에 오리지널 감독판까지 개봉된다. <내부자들> 마니아가 있다면 그분들이 많이 와서 봐주실 거라고 믿는다. 참여했던 배우 입장에서는 오리지널의 이야기를 3시간 동안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하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1000만 관객도 점치고 있더라.
하하. 그건 사실 현실적이지는 못한 것 같다.

 

 

BYUNGHUN LEE
디태처블 퍼 칼라 울 캐시미어 코트는 버버리(Burberry), 팬츠는 아페쎄(A.P.C.).

 

 

 

BYUNGHUN LEE
라이더 재킷은 닐 바렛(Neil Barrett), 안에 입은 헨리 넥 티셔츠는 돌체 앤 가바나 (Dolce & Gabbana), 블랙 팬츠는 생 로랑 (Saint Laurent)., 첼시 부츠는 로베르 끌레제리(Robert Clergerie).

 

 

 

BYUNGHUN LEE
기하학적인 무늬의 니트와 팬츠는 모두 구찌(Gucci), 첼시 부츠는 세라 옴므(Saera Homme).

 

 

<내부자들>에서 한판 불꽃 튀는 연기를 펼친 조승우 씨는 촬영이 끝난 후 맥주를 사들고 이병헌씨 집에 방문할 정도로 부쩍 친해졌다고 들었다.
워낙 승우 씨가 싹싹하고 분위기 메이커다. 그리고 승우 씨는 촬영하는 동안에도 우리 집에 놀러 왔다. 경기도 광주 쪽에 살았을 때인데, 산꼭대기 사느냐고, 여행 가는 기분으로 왔다고 투덜대며 말이다. 그리고 최근 서울로 이사 온 뒤로는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부쩍 더 자주 놀러 온다. 되돌아 생각해보니까 인간적으로 친해지고도 싶었겠지만, 작업하면서 서로가 가까워져야겠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아직 심중은 자세히 모르지만. 하하.

하하. 승우 씨가 정말 이병헌 씨를 좋아하고 또 존경하는 것 같다.
<내부자들>을 통해서 정말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을 얻은 것 같아서 흥행뿐 아니라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의미가 깊다.

백윤식 씨를 비롯해서 연기 잘하는 배우는 다 모인 작품이다. 촬영 현장에서 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많은 배우가 기죽지 않기 위해 피 튀기는 곳이 촬영 현장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오히려 그러면 제대로 된 연기가 안 나온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연기라는 것이 고스란히 캐릭터에 젖어들어서 물 흐르듯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어깨의 힘도 빠지고 굉장히 릴랙스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애드리브를 칠 수 있을 만큼 생각이 자유로워지고 그 안에서 경직되지 않은 팔딱팔딱 뛰는 느낌으로 연기할 수 있다. 그래서 촬영 현장은 오히려 내가 맡은 역할처럼 더 장난스럽고 여유로웠다.

안상구란 캐릭터가 살아나는 데는 그가 처한 상황에 따른 다양한 스타일의 변신도 한몫했다. 놀랄 만큼 굉장히 스펙트럼이 크고 과감한 변화였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이 다소 우스꽝스러워도 나한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이런 느낌을 관객과 함께 받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좀 흉하다 할지라도 캐릭터에 가까이 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언제나 환영이다. 다만 이번 안상구의 변화는 정말 많았다.

헤어스타일이나 패션 모두 파격적인 느낌도 있었다.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그게 변신을 위한 변신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캐릭터에 안 맞는 지나친 변화는 오히려 그 인물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역효과를 준다. 그래서 그 톤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 안상구는 워낙 일반 사람보다는 패션에 관심 있고 과감한 캐릭터로 잡혀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용서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또 뒷머리를 가발로 붙인 장발 스타일은 감독님이 꼭 원하는 부분이었다. 처음에는 너무 확 나가는 것이 아닐까 염려도 조금 있었지만 다행히 잘 봐주시는 것 같아서 좋다.

 

 

BYUNGHUN LEE
니트 톱은 구찌.

 

 

 

BYUNGHUN LEE
디태처블 퍼 칼라 울 캐시미어 코트와 니트는 버버리.

 

 

<내부자들>을 통해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 새삼 확인한 관객이 많아 보인다. 우문이지만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잘할 수 있는가?

그게 약간 의외였다. 심지어 내가 출연한 작품 중에 손꼽히는 연기를 했다고 하더라. 배역이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무겁고 진지한 측면의 캐릭터가 많았는데, 이번처럼 약간 나사 하나 빠진 듯한 캐릭터를 연기하면 유독 내 옷에 맞는 캐릭터라고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다. 지나고 보니까 과거 <해피투게더> 때도 이런 이야기를 좀 들었다. 특별하게 더 잘했다기보다 이런 캐릭터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나친 겸손이다. 이병헌의 연기는 뭔가 차원이 다르다. 준비 과정이나 캐릭터를 분석하는 데 남다른 비결이 있는가?
아니다. 아마 모든 배우들과 비슷할 거다. 작품에 녹아들기 위해 애를 쓰고 인물에 설득당하고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과정이나 방법은 대동소이할 거라고 본다. 단지 어떤 설정 자체에 목매지는 않는다. 첫 번째는 사실적이고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것이 언제나 대전제이기 때문에 어떤 말투를 변형시키거나 재밌으려고 애를 쓰면서 특이한 설정으로 바꾸려는 모험은 안 했던 것 같다. 달리 말하자면 내 캐릭터가 일반적이지 않은 골 때리는 역할이라도 내가 설득당한 정도에서만 현실적으로 연기를 하지, 스스로 이해도 안 되는 상태에서 특별한 연기를 보여주려고 하진 않았다. 장면 장면 진실하고 감정에 충실히, 그러고는 모르겠다. 맞는 답이 되려나. 하하.

<내부자들>을 선택한 이유도 결국 ‘재미’있을 것 같다는 관점에서였다.
이건 배우들마다 약간 다를 것 같다. 어떤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를 선택하는 배우도 있고, 재미 위주로 판단해서 선택하는 배우도 있고, 또 어떤 배우는 작품성을 중요시해서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선택할 수도 있다. 나 역시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이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재미가 그저 유머는 아니다. 감동을 주고 가슴에 찌릿하게 남아 있는 것도 재미이고, 또 감정 라인이 잔잔한 영화인데 시나리오를 덮어도 계속 잔상이 떠오르면 그것도 재미다. 만약 메시지를 중요시했다면 사회성 짙은 영화를 많이 했을 거다. 그런데 앞에서 말한 그런 ‘재미’를 찾다 보니 사회의 비리를 고발하는 그런 영화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하고 나서 보니 새삼 그렇게 느껴지더라.

 

 

BYUNGHUN LEE
코트는 질 샌더(Jil Sander).

 

 

 

BYUNGHUN LEE
코트는 메종 마르지엘라 (Maison Margiela), 화이트 셔츠는 델디오, 팬츠는 아페쎄.

 

 

 

BYUNGHUN LEE
니트 톱은 구찌.

 

 

<광해>뿐 아니라 그간 당신의 작품에도 충분히 많은 메시지가 있었고,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요즘, 영화라는 콘텐츠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네 살 때 처음 영화를 봤다. 사촌 형 목말을 타고 <빠삐용>이란 영화를 봤는데 내용은 기억도 안 난다. 그렇게 접한 영화가 좋은 건지, 극장이 좋은 건지 헛갈릴 정도로 참 좋더라. 영화와 극장이 완전 판타지였던 것이다. 현실과 단절된 느낌. 극장에 들어가면 현실의 문은 닫히고 감독이나 작가가 의도한 그 세계에 빠져버리는 꿈을 꾼 듯한 느낌이었다. 관객도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이렇게 각박하고 무섭고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사회에서 어린 시절 나처럼, 상상했던 것이 고스란히 스크린에 투영되는 뭔가 신기한 꿈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

그 꿈을 당신이 할리우드를 통해 더 넓고 크게 이뤄내고 있다.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서 당신의 이름이 ‘그리고 이병헌’이라고 소개될 때 전율을 느꼈다. 한글 이름 그대로 쓰는 거야 워낙 유명하지만 말이다.
그게 참, 우리 팀은 뿌듯한 일이었다. 영화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아니면 그렇게 엔드(And) 크레디트를 쓰는 의미를 잘 몰라보기도 하니까. 예를 들어 <레드2>를 찍었을 때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등 막 초반에 이름이 나열되다가 맨 마지막에 앤드, 안소니 홉킨스라고 나온다.

감독이 모든 것을 고려해서 담는 것이겠다.
리스펙트니까. <터미네이터>에서 그렇게 담아줘서 정말 고마웠다.

<터미네이터>를 끝까지 보고 나니 왜 당신에게 그런 크레디트를 선물했는지 알 것 같았다. 당신이 담긴 몇 장면의 잔상이 오래 남더라. 알파치노와 촬영한 <미스 컨덕트>부터 <황야의 7인>까지 할리우드 영화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꿈을 꾸는 듯하다. 알 파치노와 저녁도 먹고 와인도 한 잔 하면서 그가 <대부>나 <스카페이스>를 찍으며 있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내 우상이었던 사람이 직접 이야기를 해주니 어떨 때는 귀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라. 그런데 진짜, 하필이면 이 영화 첫 장면이 알파치노와 부딪히는 거였다. 대여섯 번 식사도 같이할 정도로 알고 지낸 사이였는데도 불구하고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또 다르더라. 딱 공황 장애가 왔다. 너무 창피하더라.

아니 이병헌도 그런가?
내가 무대 공포증이 있다. 그래서 팬 미팅에서 늘 걱정하는 부분인데, 카메라 앞에서는 긴장이 되진 않았다. 이런 공황 장애를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달달 외웠던 대사가 하나도 생각이 안 나고 버벅대기에 한국에서 하는 식으로 ‘죄송합니다, 다시 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거기는 원래 컷이 별로 없다. 그 말을 해도 컷은 없고, 어색한 침묵만 흐르더라. 그때 알 파치노가 복화술로 ‘괜찮으니까 아까 했던 대로 계속해’ 이러는데 비로소 정신이 들었다.

 

 

 

BYUNGHUN LEE
디태처블 퍼 칼라 울 캐시미어 코트와 니트는 버버리, 팬츠는 아페쎄.

 

 

 

BYUNGHUN LEE
라이더 재킷은 닐 바렛, 블랙 팬츠는 생 로랑, 첼시 부츠는 로베르 끌레제리.

 

 

할리우드에서도 필모그래피를 진지하게 채워가는 당신, 어디까지 가게 될까?
정말 모르겠다. 마냥 신기해하면서 한 발짝씩 하고 있다. 뭐가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대와 불안이 공존해 있다. 내 언어와 내가 가진 정서가 다르다는 점에서, 그쪽 세계에서도 어쩔 수 없는 핸디캡은 존재한다. 내가 한국 작품을 안 하고 그곳에만 온전히 몰입한다고 해도 깨뜨릴 수 없는 무언가다. 한계는 있겠지만 너무도 운 좋게 생긴 기회들이고, 쉽게 얻을 수 없는 거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계속 한번 가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협녀: 칼의 기억>도 재미있게 봤다. 조만간 일본에서도 개봉할 거라고 하더라. 판타지와 로맨스가 결합된 색다른 장르였다.
<협녀>는 무협 영화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글을 읽을 때는 날아다니는 장면이 실제로 보이지 않으니까 보다 현실적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비주얼적으로 보면 좀 몰입감이 떨어지고,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협의 멋은 허무맹랑해 보일 만큼, 지나칠 정도로 각이 있고 과장도 있으니까.
맞다. 지금 극장에 많이 가는 세대에게는 조금 안 맞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협이 뭔지, 의가 뭔지 우리 세대에는 그런 멋과 낭만이 있었는데 지금 세대에게는 왜? 라는 물음표가 달리기 시작할 수도 있다. 그렇게 보면 몰입하기 힘든 영화다. 왜 날아다니지? 그렇다면 왜 계속 날아 다니면서 안 싸우지?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일본에서는 좋은 반응이 있을 것 같다.
다행인 건 기자 시사회에서 반응이 좋다고 하더라. 여러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 점이, 아무리 가까이 붙어 있는 나라라도 정서가 너무 다르면 우리나라에서 성공 혹은 실패했다고 해서 그쪽에 그대로 적용하면 오산이더라. 출연한 배우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BYUNGHUN LEE
셔츠는 디올 옴므(Dior Homme), 브레이슬릿은 투델로(2Dello).

 

 

 

BYUNGHUN LEE
셔츠는 디올 옴므(Dior Homme), 브레이슬릿은 투델로(2Dello).

 

 

1991년 KBS 공채 탤런트로 시작, 아직도 기억에서 선명한 <내일은 사랑>의 하이틴 스타, 반항의 아이콘, 한국의 제임스 딘을 거쳐 벌써 배우 생활 26년 차다. 필모그래피를 보니 그야말로 연기로 빼곡하게 차 있더라.
중간 중간 조금 쉬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1년에 영화 한 편 하고 쉬기도 했고. 후회가 된다. 너무 많이 하는 것도 그렇겠지만 그래도 더 할걸 하는. 어릴 때는 누가 20년 됐다고 하면 할아버지 배우다, 어떻게 저렇게 오래 할 수 있지? 이랬는데 내가 이런 순간을 맞게 되니, 지금 시작하는 배우들에게 그렇게 비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내 마음은 달라진 것이 없다. 나는 나이 같은 것을 의식하면서 살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늘 같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최근 청바지를 입고 인터뷰한 모습을 보고, 또 오늘 촬영하는 내내 참 이병헌은 여전히 멋있는 배우란 생각이 들었다. 뭔가 기존 한국 배우와는 또 다른, 패션을 사랑한다고나 할까?
패션이란 것도, 유행이 바뀌면서 취향을 바꾸게는 하지만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캐주얼이 좋아요, 정장이 좋아요, 뭐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요즘은 터프하든, 댄디하든, 얌전하든, 어떻게 입든 간에 전체적인 균형이 맞으면 다 좋아 보이는 것 같다. 그러니까 바지와 신발, 이너웨어와 아우터, 이것이 전체적으로 매치가 되는지 아닌지가 중요하더라.

센스는 타고나는 거라고 믿는다. 아까 촬영하면서 아들 사진을 사진가에게 보여주는 것을 살짝 봤다. 정말 천사같이 예쁘고 잘생겼더라. 아버지와 함께 영화를 보며 꿈을 꾸던 당신이 이제는 아버지가 되었다.
사촌형과 같이 극장에 간 이후 늘 아버지가 극장에 데려가주고 집에서도 <주말의 명화> 같은 것을 그렇게 많이 보여줬다. 아버지는 줄줄이 그 배우가 누구며 어떤 영화에 출연했는지 다 꿰고 계셨다. 그렇게 영화광인 아버지는 내가 29세 무렵 돌아가셨다. 사실 돌아가신 후에 영광스러운 자리가 많았다. 할리우드 진출부터 브루스 윌리스와 영화를 찍기도 하고, 일본 도쿄 돔에도 섰다. 그런 자리를 아버지가 보실 수 없다는 것이 가슴 아팠다. 한번은 수상 소감으로 아버지가 이 장면을 보셨다면 정말 좋아하셨을 거고, 어디선가 지켜보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한 적도 있다. 아버지 성격 자체가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온 로베르토 베니니 같다. 거기서 베니니는 죽으러 갈 때도 자식에게 끝까지 위트 있게 대한다. 내가 그런 면을 좋아했고, 나도 그런 아버지가 됐으면 좋겠다.

어떤 인터뷰에서 보니 아들이 뭘 하든 상관하지 않을 거라고 하더라. 배우도 괜찮겠는가?
뭐가 되든 상관없다. 그저 내 바람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건강만 하면 좋을 것 같다.

2016년의 이병헌은?
정확지는 않지만 바쁠 것이다. 아직 뭐 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외에서 바쁠 것 같고, 촬영했던 영화들 프로모션부터, 일본에서 개봉할 영화도 있다. 많이 왔다 갔다 할 것 같다.

 

 

Styling Man Hyun Park, Mi Hyun Kim,
Hair Yeon Gil Min(Irium), Makeup Jung Nam Kim(Cl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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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LVMH Prize의 파이널리스트에 올랐고 준우승에 해당하는 ‘Special Prize’에 선정된 21세의 베야스 크루스제우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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