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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그리고 세상의 미래.

Art+Culture 2N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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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은 모두 지방시 by 리카르도 티시(Givenchy by Riccardo Tisci).

 

 

 

Fashion Bebe Kim Text Bom Lee Photography Yeong Ju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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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은 모두 지방시 by 리카르도 티시.

 

 

 

매년 3월이면 프랑스 파리는 패션 위크로 정점을 찍는다. 이 도시는 알다시피 예술과 패션에 방점을 둔 유일무이한 곳이다. 몇 달 전 발발한 테러에 세계인이 더 가슴 아파했던 것 역시 이 도시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정서에도 기반했으리라. 에디터 생활을 하며 10여 년간 패션 위크 때마다 이곳을 찾으면서 으레 부러웠다. 오랜 기간 구축해온 패션 산업에 대한 탄탄한 기초뿐 아니라 미래 세력에게 보다 더 멋진 도시를 넘겨주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에 종종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의 철옹성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법칙이 필요했다. 바로 ‘피’였다. 어떤 가문과 환경에서 나고 자랐는지 그 컨디션은 몹시도 중요했다. 아시안은 더욱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중국이 최고의 패션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환기가 일어나고, 한류라는 것이 SNS를 비롯한 그들이 두려워하는 디지털 마켓과 미주, 유럽의 길거리 문화에까지 힘을 끼치면서 아주 조금씩 문은 열리고 있었다. 이제 그 문을 깨부수려면 ‘피’를 이길 만한 ‘실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실력은 ‘어디 우리를 한번 감동시켜보시지’ 하는 그 꼿꼿함을 깨부술 만큼 파괴적이어야 했다(이건 결코 패션 사대주의적인 관점이 아니다.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태권도를 배워야 하고 한국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씨엘이 필요했다. 우리가 가진 카드 중 가장 확실하게 지금 이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은 단언컨대 씨엘만 한 존재는 없었다. 그녀의 대단함은 한국 TV에서 본 것보다 패션, 문화계에 종사하는 외국 친구들을 통해서 더욱 확실해진다. 이 바닥에 자리 잡은 사람들이 대다수가 그러하지만 누구보다 자신감이 충만한 그들은 결코 막연한 칭찬을 하지 않는다. 굉장히 객관화되고 필요에 의한 의견을 장착한다. 그런 그들이 한목소리를 내며 주목하는 사람이 바로 씨엘이다. 촬영하고 싶어하고 초대하고 싶어하며 그녀의 계속되는 프로젝트를 기대하고 반응한다. 파리만큼이나 깐깐한 잣대를 들이미는 작년 <데이즈드> UK에서 씨엘의 화보와 인터뷰를 위해 미국의 퀸즈로 날아간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번 2016 F/W 파리 패션 위크에 씨엘과 동행했다. 그녀는 LA에서, 우리는 서울에서 출발했다. 촬영지는 파리에서 차로 1시간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며 1000년의 역사를 지닌, 루이 6세가 지은 샬리 수도원(Chaalis Abbey). 프랑스의 혼이 찬란히 빛나는 그곳에서 역시 파리의 유산이라 불리는 리카르도 티시를 통해 더욱 견고해지는 지방시의 2016 S/S 의상과 함께 우리는 깃발을 꽂았다. 씨엘은 한류 연예인의 흔한 모습과 달리 보디가드 한 명 없이 스타일리스트 한 명과 이곳까지 날아왔다. 추운 날씨에도 홑겹의 드레스만 입고 촬영한 씨엘은 친절했고 똑똑했다(구차한 표현이지만 꼭 넣고 싶었다). 촬영을 끝내고 다시 그녀가 묵고 있는 파리의 호텔 바에서 인터뷰를 했다. 씨엘은 빨간 와인을 입가에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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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은 모두 지방시 by 리카르도 티시.

 

 

 

워낙 광폭의 행보를 하고 있다. 뭘 하고 지내는가.
미국 LA에서 녹음하고 있다. 마무리하고 있고.

오늘 촬영한 곳은 어땠는가. 유심히 둘러보더라.
정말 좋았다. 아무래도 작업하는 공간에 주로 있다 보니 영감도 얻고 공부도 하고 싶었는데, 마침 박물관이라 멋지더라.

작년 <데이즈드> UK와 함께한 화보는 퀸즈에 위치한 허름한 모텔이었다.
재미있었다. 실제 운영 중인 모텔이었는데, 그때 아니면 또 언제 가보겠느냐 했다. 방마다 테마가 있긴 한데, 많이 허름하긴 했다.

당시 인터뷰 중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빗대서 표현한 것이 인상 깊었다.
특히 요즘 미국에 머물면서 느끼는 바다. 인종을 나눠서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이나 패션계에 동양인이 지극히 드문 것은 사실이다. 워낙 성격이 눈앞에 있는 것부터 해결하면서 하루하루 매 순간을 해나가는 스타일이라 힘들다는 인정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좀 더 된 미국에서 보내는 이 시간들에 ‘나 정말 고생했다’란 말이 절로 나오더라. 한국에서 온 작은 체구의 여자애가 와서 하는 부분이 참 쉽지 않더라. 잘 헤쳐나가는 중이다.

그 시간에도 많은 것을 보여줬다.
아직은! 아직 가는 중이지만…. 말씀하신 대로 나도 뭔가 하고 있지, 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참 많이 다르더라. 외계인이라고 언급한 건 어릴 때부터 외국에서 주로 살다 보니 많이 외롭고 어느 순간 정체성이 헛갈리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런 부분이 좀 더 유연하고 이해의 폭을 넓힌 것 같다. 우리의 일이란 게 룰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창조하고 영감을 주고 해야 하는 거니까.

음악과 패션은 떼려야 뗄 수 없다. 내일 리카르도 티시의 지방시 컬렉션에도 참석한다.
정말 좋고 멋진 브랜드다. 몇 번 초대를 받았는데 스케줄 문제로 못 오다가 드디어 이번에 오게 됐다. 오늘 촬영하면서 지방시 의상을 입으면서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티시는 고딕스러우면서도 스트리트 컬처를 이해하고 또 지방시가 갖고 있는 전통을 늘 반영한다. 한마디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장르라고 해야 하나(웃음)?

패션 브랜드와 협업 이상의 것들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지방시 쇼를 보러 갈 때 그들이 내 공연을 보러 오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노래를 할 때 대충 하진 않지 않겠는가. 그처럼 창피하지 않을 정도의 내공이 쌓였을 때 하고 싶다. 재미있는 생각은 많이 한다. 평소에도 입을 만한 것들로 말이다.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의 젊은이들이 이제 씨엘 하면 떠오르는 ‘씨엘 스타일’이 존재한다.
있나요?

난 씨엘 스타일이 ‘베드 걸(Bad Girl)’에 기초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단순히 전에 발표한 곡의 콘셉트였을 뿐 촬영하면서 당신은 그 이상의 판타지를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궁무진한 콘셉트가 앞으로도 있을 것 같다.
하, 그저 어서 내 앨범 곡을 들려드리고 싶다.

패션뿐 아니라 헤어와 메이크업, 액세서리 등에서도 씨엘 스타일은 젊은이들의 워너비다.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다. 어찌 보면 내 이미지의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다 보니까 실제로 헤어스타일이나 메이크업은 공부도 많이 한다. 액세서리를 좋아한다. 여자니까(웃음).

날로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디지털 시대, 뮤지션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어쨌든 음악을 하는 사람이니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고 나서 더 빛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찾아가야 할 것 같다. 옷도 정말 많이 입어봐야 잘 입게 되는 것처럼, 끝없는 자기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뒤처지는 것이야 당연히 안 되지만 너무 앞서가도 안 되지 않은가.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쉽지 않겠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나를 통해서 희열을 느끼거나 그럴 때 더 좋다. 그런 균형을 찾아가고 또 찾게 되는 것 같다. 특히 공연하면서 팬들이 해주는 말이나 반응을 통해 더욱 배우게 된다.

지금 이렇게 편하고 앳된 모습과 무대 위의 모습과는 잘 매치가 안 된다.
무대 위에선 내 자신을 놓는 것 같다. 평소에는 그렇게 미치진 않는다(웃음).

처음 한국에서 당신의 무대를 볼 때 너무 세다는 시각도 있었다. 이제서야 그것들이 세계에 통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씨엘만의 스타일로 인정받는 것 같다.
속된 말로 예전에 ‘빡세게’ 하길 잘한 것 같다. 그때 아니면 할 수 없었던 것이고 완전 무슨 캐릭터 같았다. 나도 한발 더 나아가려고 했고 그때의 음악들과 어울렸다. 뭐 지금도 그렇긴 하다. 평범한 건 아니니까(웃음).

씨엘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 또한 클 것이다.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는가.
요즘 젊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얼마나 줄 수 있는지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 또래 그리고 더 어린 친구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 수 있는지, 그래서 이러한 고민이 책임감을 동반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기적으로 생각하게도 만든다. 모든 것은 균형이다. 멋대로 해야 하는 것이지만 또 책임감을 갖지 못하면 오래 가져갈 수 없다.

영감은 어디에서 주로 얻는가.
아까 박물관에서처럼 옛날 음악부터 패션 사진도 자주 보고, 특히 요즘 친구들이 무엇을 입고 즐기는지를 많이 본다. 그렇게 현재를 만드는 것 같다. 동시에 내가 맞다고 느끼는 것들을, 처음에는 남들이 아니라고 해도 전달하고자 한다.

그것이 바로 카리스마 아닐까.
자신의 필(Feel)도 중요하다.

결국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는 것.
참 힘든 것 같다. 새로운 걸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생소함에서 오는 ‘아니다’라는 말을 우선 듣기 십상이다. 그것을 잘 견뎌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유명한 사람을 많이 만나는 삶이 되었다. 대인관계를 잘 맺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솔직한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도 내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어찌 됐건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니까 진심이 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장을 하고 만나거나 그러지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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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은 모두 지방시 by 리카르도 티시.

 

 

 

상처도 받기 마련이다.
그만큼 더 좋은 분들을 만났다. 많이 오픈된 편이다. 나를 겪어보지 않고 나를 알 수는 없지 않을까. 소문이란 것이 늘 있기 마련이지만 실제로 접해봐야 정말 괜찮은 사람인지, 맞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또 인간관계에 실패하면서 배우는 부분도 생긴다. 연애도 마찬가지고 뭔가 다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른들 만나서 그분의 스토리를 듣는 걸 좋아한다. 아무래도 보통 직업이랑은 다르다 보니 또래의 삶을 살지는 못했다. 영화도 많이 보려고 하고 경험을 듣는 것을 즐긴다.

사랑과 명성, 둘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아, 사실 되게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그 둘이 항상 같이 오더라고.

맞다.
정말 사랑은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이런 말도 들었다. 인연은 도망 다니거나 도망을 쳐도 결국 다시 만난다는 것. 어떻게 해서든 만난다고 하니까, 일단 열심히 일을 하면서 꿈을 좆아가다 보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또 그 중간에 만들 수 있는 추억은 없을 수도 있겠다.

한 번 사는 인생이니까.
흠. 그래서 이것도 필인 것 같다. 내 느낌대로가 중요한데, 만약 정말 진짜 사랑하고 마음 맞는 사람이라면 한번 해볼 만도 하지 않을까(웃음)? 그 안에서 또 다른 꿈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요즘 어떤 옷을 즐겨 입는가.
정말 많이 바뀌고 있는 과정이란 걸 느낀다. 빈티지를 주로 입는다. 10년 전부터 모아뒀던 옷들 꺼내 입고 그런다.

씨엘의 미래는 어디까지일까.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내 자신의 인생도 살고 있지만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 개인적인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내가 끝을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어디까지 갈 진 모르겠지만 욕심은 버리고 최대한 가보겠다.

희망의 빛이 보이니까 그런 마음도 먹게 된 것 아닌가.
정말 좋은 분들이 나를 많이 도와주고 있다. 개인적인 욕망으로 이런 고마움을 흐리거나 실패하고 싶지 않다.

조바심 내지 마시라.
차근차근하고 있다.

촉, 필이 가장 중요한 거 아니겠는가.
맞다. 중요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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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은 모두 지방시 by 리카르도 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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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은 모두 지방시 by 리카르도 티시.

 

 

 

 

Hair Seo Yun by Mepci Makeup Sin Ae by Mepci Location Young Chan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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