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

너도나도, 쟤도, 패션 디자이너도 사랑하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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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
너도나도, 쟤도, 패션 디자이너도 사랑하는 고양이.
야옹

Text Ha Yoon Lee

야옹

매끈한 피부 대신 보송한 털이 자라 있다. 수염은 긴 하얀색, 귀는 작고 뾰족하다. 몸은 무엇보다도 유연하다. 혼자 사색하는 걸 좋아하고 온순하지만 잘못 건드렸다간 뼈도 못 추린다. ‘야옹~’ 하고 운다, 고양이다. 앤디 워홀부터 살바도르 달리, 어니스트 헤밍웨이까지. 독창적인 작품으로 당대 인기를 끌었던 아티스트들의 곁에는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이자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 고양이가 있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어딘지 신비스럽고 속을 알 수 없는 미녀 홀리를 연기한 오드리 헵번의 곁에는 그녀를 투영한 ‘이름 없는 게으름뱅이’ 고양이도 있다. 패션 디자이너들도 오래전부터 고양이와 인연이 깊었다. 샤넬의 수장 칼 라거펠트와 ‘슈페트’의 운명 같은 만남은, 나는 패션계에 두 번 다시 없을 엄청난 스캔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슈페트는 정숙한 여인 같으며, 그녀의 파란 눈동자는 나에게 영감을 준다.” 과연 이 여인은 미국 패션지 <Lucky>의 표지를 장식하고 독일 자동차, 코즈메틱 브랜드의 한정판 마스코트 모델로 활동하는 등 전 세계인을 매료시켰다. 아울러 디자이너들은 고양이를 런웨이 위로 올리기에 이른다. 티에리 뮈글러와 리카르도 티시는 2011 F/W 컬렉션에서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고양이를 꼭 닮은 캣 우먼의 뾰족한 귀를 머리 장식에 더하고 각각 모피 소매와 페이턴트 레더를 사용해 고양이 여전사를 표현했다. 그보다도 앞선 2010년에는 미우치아 프라다가 고양이 패턴을 셔츠 칼라, 브라 톱, 원피스에 프린트하여 고양이스러운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고양이’를 컬렉션에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마침내 2016 F/W 시즌에는 샤넬은 물론이고 폴앤조, 마크 제이콥스와 돌체 앤 가바나, 로에베 등 손가락으로 꼽기도 힘들 만큼 많은 쇼의 옷과 액세서리에 고양이가 등장한다. MSGM과 No° 21의 프리폴 컬렉션의 니트 스웨터에는 얼룩무늬 고양이가 긴 꼬리를 예쁘게 꼬고 도도하게 앉아 있다. 로에베 가을 컬렉션의 모델이 목에 건 커다란 민무늬 고양이 머리는 특히 시선을 끌었다. 예전부터 고양이에게 연정을 품고 있었다던 스텔라 매카트니는 금방이라도 옷에서 뛰쳐나올 듯한 고양이 얼굴을 브이넥 드레스며 톱, 코트 등에 넣고 이와 꼭 닮은 고양이들을 룩북에 조연으로 세웠다. 모델 품에 안긴 뚱한 표정의 이 고양이는 데이비드 보위를 닮았다는 이유로 SNS에서 인기 스타로 떠올랐으며, 그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텔라 매카트니에게 직접 러브 콜을 받았다고 한다. 샤넬은 두말할 것도 없다. 주얼리로 장식된 슈페트 이모티콘 모티프의 브레이슬릿, 블라우스, 스커트 등 고양이로 가득한 컬렉션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할 수 있을 정도. 1980년대 레트로 무드를 묘사한 마크 제이콥스 2017 크루즈 컬렉션의 다양한 패턴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이 바로 레오퍼드. 분홍색, 빨간색, 노란색으로 블록 처리된 블루종 안에 레오퍼드 고양이가 레이저 빔을 쏘는 강렬한 프린팅 티셔츠를 입혔다. 화려한 레트로 무드로 사랑받는 구찌도 남성복과 여성복에 고양이 자수를 넣었다. 노란 체크 스커트와 매치한 형형색색의 스트라이프 니트에 수놓아진 고양이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마크 제이콥스의 고양이는 그런지하고 강렬하며,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고양이는 빈티지하면서 섬세하다. 우리 주변의 많은 반려동물들 중에서도 특히 고양이가 패션과 잘 어울리는 이유는 뭘까. 주인을 잘 따르는 살가운 강아지와는 달리, 고양이는 얌전하고 비교적 독립적이기까지 하다. 도도하다가도 어느새 다가와 부드러운 몸을 비벼대는 모습은 팜므파탈의 매력을 가진 여성과도 닮았다. 요염한 몸의 곡선, 날카롭게 빛나며 매혹하는 눈은 사람으로 빗대어도 충분히 혹할 만하지 않은가. 디자이너들과 고양이가 만드는 긍정적인 케미스트리, 온몸으로 맞이하고 즐겨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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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재기 넘치는 브랜드, 리버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존슨 하티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