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길일

양승우는 사진가다.

Art+Culture
청춘길일

Text Ji Woong Choi

Photography Seung Woo Yang

눈빛이 세다. 무표정으로 있으면 아무도 말 안 붙인다.

사진은 압도적이고. 과격하지. 내가 봐도 세긴 하다. 그냥 내 스타일이다.

일본은 왜 갔나. 놀다 놀다가 재미가 없어서. 28세에. 일본이 재밌더라고. 비자 문제도 있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사진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카메라도 없이 입학했다.

청춘길일. 고등학교 때 양아치였다. 시골에서. 친구가 사람을 죽이고 징역을 살다 왔는데 현실에 적응을 못 하고 죽었다. 목을 매달았다. 그렇게 친한 놈이었는데 두 달쯤 지나니까 내 기억 속에서 완전히 잊히더라. 내가 죽어도 금방 잊히겠구나. 그래서 주위 사람들을 무조건 찍기 시작했다. 술 마시면서 카메라를 옆에 놔두고. 누가 찍어도 상관없으니까. GR-1이라고.

작업 기간. <청춘길일>은 2006년에 완성되었고, 2012년에 일본에서 사진집이 나왔다. 여전히 열심히 찍고 있다. 짧아야 3년. 길게 기록하고 싶다.

초상권. 다 동의를 해줬다. 친구 놈들은 내가 사진가라는 걸 믿지 않았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했다. 내 카메라에 네 놈들 다 가둬놓을 거라고 했다. 누가 죽어도 책 한 권이 남으니까.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한국 첫 개인전. 굳이 노력을 안 했다. 일본과 프랑스에 소속 갤러리가 있는데 그쪽에서 전시나 출판 제의가 오니까 눈 돌릴 틈 없었다. 게다가 한국에선 아무도 제안을 하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알게 된 한국 작가가 한국의 갤러리와 출판사를 소개해줘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하게 된 거다.

죽음. 우울. 불안. 내 작업에 죽음의 기운이 강하게 깔렸다고들 하더라. 의도한 건 아닌데. 주위 사람들이 내 앞에서 많이 죽긴 했다.

사진적 폭력. 잘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그냥 내 이야기,

내 삶을 찍은 거니까. 내 청춘의 기록이다.

거리의 사람들. 언더그라운드 사람들. 어둠의 사람들을 보면 친근감을 느낀다. 그 사람들은 내게 말을 걸어줬고 먹을 것을 나눠줬다. 뜬금없지만 나도 예쁜 걸 찍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내 마음이 어두우니까 못 찍는 거다. 지금은 못 찍을 것 같다.

인간의 욕망이 들끓는 가부키초로 향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도쿄에 가부키초라는 동네가 있는데 다들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괜히 가보고 싶더라. 갔는데 너무 좋았지. 거리에 담배도 막 버리고 침도 뱉고, 술 마시고 떡 된 사람들 구경도 하고. 그 길 위에 누워서 온갖 사람을 구경하면 너무 편해졌다. 마음이. 지금도 한 번씩 가긴 하는데 셔터를 누를 일이 없다. 가부키초도 많이 변했다.

생산성. 사진 찍는 게 생활의 일부다. 안 찍으면 불안하다. 사진으로는 먹고살지 못하니까 알바를 한다. 녹차 농장 일이나 막노동 같은 거. 내 작업 중에 말레이시아나 콩고에서 촬영한 게 있는데 그것도 돈 벌러 갔다가 남는 시간에 찍은 거다. 그렇게라도 쉬지 않고 기록한다.

지치거나 힘들지 않나. 힘들다는 생각은 한다. 사람이니까. 아이 씨! 날아가고 싶다. 사진을 그만두는 건 생각 안 해봤다.

사쿠라와 아내. <사쿠라> 시리즈는 내가 좋아하는 작업이다. 지금까지 3번째 시리즈가 완성되었다. 나와 아내가 처음 만난 날부터 서로를 찍은 작업이다. 둘 중 하나가 죽을 때까지 찍을 거다. 마지막 순간까지.

집. 도피하듯 한국을 떠난 지 벌써 꽤 됐다. 이제 한국말도 제대로 못 하고, 일본말도 어눌하다. 바보가 됐다. 이렇게 된 마당에 아무 데서나 살아도 상관없다. 어디서든 재밌게 잘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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