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NN MARTENS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 예술 학교 출신. 패션계의 꽃길을 다시 부활시킨 Y/Project의 디자이너 글렌 마틴스.

Fashion
GLENN MARTENS
GLENN MARTENS

Text Jong Hyun Lee

GLENN MARTENS
GLENN MARTENS
GLENN MARTENS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그리고 인터뷰를 앞둔 당신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Y/Projec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글렌 마틴스다. 오늘은 아침부터 피팅 작업이 있었던 관계로 지금은 편안한 트레이닝복에 운동화를 신고 있다.
당신의 10대 시절은 어땠나?
나는 벨기에의 작고 아름다운 마을 브루제에서 자랐다. 매우 조용한 마을이었기 때문에 나의 청소년기 역시 건전할 수밖에 없었다. 마리화나를 피우는 걸 좋아하기는 했지만 전혀 불량하지는 않았다(웃음).
대학교를 졸업했을 당시까지만 해도 당신은 패션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패션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벨기에라는 당신의 출생지는 분명 큰 행운이었을 것 같다.
내가 졸업한 앤트워프 왕립 예술 학교는 모든 교육의 초점이 개성에 맞춰져 있었다. 그곳에서는 학생들에게 필수적으로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방법에 대해 가르친다. 선생님들은 절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고,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반복해서 말할 뿐이다. 그 당시에는 그 말을 이해하는 게 정말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런 교육 과정을 통해 언제 어디에서든 나 스스로를 먼저 찾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당신의 첫 번째 직장이었던 장 폴 고티에와 Y/Project의 설립자이자 전임 디자이너 요한 세르파티로부터 배운 것은 뭔가?
장 폴 고티에로부터는 일에 대한 즐거움을 잊지 않는 법을 배웠고, 요한 세르파티에게서는 사람들에게 소리치지 않는 것을 배웠다.
만약 당신의 브랜드를 계속했다면 지금의 Y/Project와는 어떻게 달랐을 것 같나?
나는 Y/Project를 완전히 새롭게 만들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나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마 내 브랜드를 계속했더라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다.
당신은 과거 <T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If it’s ugly in the beginning then the whole challenge is to make it pretty(만약 처음이 어글리하다면 전체 과정은 프리티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어글리로 시작해 프리티로 마무리 짓는 과정에 대해 듣고 싶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저 그것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바라볼 새로운 시각만 있으면 된다. 나는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이유들을 끊임없이 떠올려본다. 그리고 못생김의 이유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고 난 후에는 그것들을 보는 시각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당신에게 미의 개념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보편적인 개념과 많이 다를 것 같다.
세상 어디를 가도 인간과 비슷한 비율과 균형을 볼 수 있듯, 자연과 인간은 연결되어 있다. 그게 바로 보편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규칙이다. 난 그 규칙에 들어맞지 않는 것들에 매력을 느낀다.
당신의 디자인은 기존의 의복이 가지고 있는 개념에서 많이 벗어난다. 대칭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실용성을 중시하지도 않는다. 기장은 과도하게 길고 바지는 두 겹이다. 벨트는 때때로 세 번 이상 감아야 하며 주얼리와 액세서리는 불편할 정도로 거대하다. 패션이 왜 불편함을 감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대답하는 것보다 질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난 사람들에게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그걸 특별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하나의 조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품들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묻고 싶다. 또 나는 패션이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복적이고 지루한 우리의 일상에 작은 재미를 가져오는 것이 왜 나쁜가? 내가 컬렉션에서 선보이는 모든 것은 입거나 착용하기에 전혀 과하거나 불편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식의 차이일 뿐이다.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 모두 성의 구분이 모호한데, 남성복과 여성복에 접근하는 방식은 어떻게 다른가?
우리는 젠더 플루이드(Gender Fluid: 전통적으로 여성적인, 남성적인 옷을 나누는 딱딱한 경계를 무너뜨리는 태도)한 옷을 만들지 않는다. 우리가 남자에게 입히는 매우 남성적인 셔츠를 여자에게 입히는 순간, 그것은 매우 여성적인 옷이 된다. 우리는 복식에 깃든 성적 관념을 해체하기보다는 다목적 역할을 하는 유동적인 옷을 만든다. 매우 남성적이며 동시에 매우 여성적일 수 있는 그런 옷 말이다.
최근 2017 F/W 컬렉션에서 선보인 극단적인 곡선의 실루엣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당신의 시그너처 실루엣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것이 건축이라는 당신의 첫 번째 전공과 연관이 있을까?
건축은 내가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창의적인 분야였다. 자연스럽게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한때는 건축을 대하듯 구조적으로 옷을 대했으니 말이다. 나는 옷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짓는’ 방식에 더 흥미를 느낀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옷을 만들어낼 때 가장 재미를 느낀다.
당신은 고딕 건축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모더니즘에 영향을 받은 미니멀리즘 패션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나?
나는 각기 다른 미적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디자이너를 존경한다. 헬무트 랭의 미니멀리즘과 마틴 마르지엘라의 개념론, 드리스 반 노튼의 시적인 디자인, 존 갈리아노의 과장된 표현. 이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나는 단지 그 디자이너들의 독창적이고 개인적인 접근 방식을 감상할 뿐이다.
미니멀리즘 or 맥시멀리즘?
둘 다. 나는 때때로 너무 많은 것이 되려고 하고, 때때로 하나의 점이 되고자 한다. 마치 나의 일상처럼 말이다. 나는 한 번에 다양한 사람이 될 수 있다(웃음).
당신의 컬렉션은 의상만을 제시한다기보다는 ‘입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던진다. 당신이 생각하는 옷을 입는 방식은 어떤 것일까?
어떤 디자이너들은 집단을 만든다. 당신이 그들의 옷을 입는 순간 당신도 ‘그들’ 중 한 사람이 되는 거다. 나는 그와 반대되는 접근법이 좋다. 우리는 언제나 개인의 개성에 집중한다.
벨트. 당신의 컬렉션에서 빠질 수 없는 액세서리다. 당신에게 벨트는 어떤 존재인가? 그리고 액세서리는 의복과 어떻게 다르게 접근하는지 궁금하다.
벨트와 액세서리는 마치 케이크의 꼭대기에 있는 체리와도 같다. 가끔 그 체리는 너무 달아서 케이크가 필요 없게 된다.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패션을 어떻게 입는가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지금은 누가 입는가를 이야기한다. Y/Project는 어떤 사람을 위해 만들고, 어떤 사람이 입길 바라나?
우리 쇼룸에는 나일론 보머 재킷 옆에 해리스 트위드 소재의 블레이저가 놓여 있고, 그 옆에 색이 바랜 청바지 그리고 새틴 뷔스티에 원피스가 차례로 놓여 있다. 나는 믹스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게 바로 우리의 고객들이 가장 열광하는 부분이다. 나의 할아버지와 엄마, 어린 시절의 친구 그리고 저번 주에 클럽에서 만난 여자까지 Y/Project 옷을 입는다. 난 이런 게 정말 좋다. Y/Project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과거에 비해 지금의 패션은 더 이상 흥미롭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원피스와 바지, 티셔츠는 이미 몇 세기 전에 만들어졌다.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찾거나 기존의 규칙을 활용해서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나는 지금의 이런 한정적인 지점이 더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과거 당신의 인터뷰에서도 많이 볼 수 있던 단어 ‘태도’는 지금 패션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이다. 그 어떤 요소보다도 태도가 패션에서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태도에 따라 베이식한 셔츠 하나가 그런지하게 보일 수도 있고 아주 고급스러운 셔츠로 보일 수 있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개성이다.
패션과 별개로 당신의 올해 목표와 궁극적인 꿈에 대해 들어보고 싶다.
나의 올해 목표는 어떻게 해서든 여행을 떠나는 거다. 매년 여름, 나는 3주 정도 자연으로 캠핑을 떠나 그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때 드는 유일한 걱정은 오늘 밤 내 텐트를 어디에 칠 것인가에 대한 것뿐이다(웃음).
패션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패션을 좇는다. 이렇게 다양한 문화와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패션은 무엇이든 유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결국 패션도 그저 하나의 옷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More Fashion
DEAN
Fashion DEAN

DEAN

흔들리는 것은 흔들리는 것으로 잡힌다. 딘은 가장자리이자 중심이다.

Top Model 12
Fashion Fashion

Top Model 12

세계 패션계를 흔드는 YG K-PLUS의 톱 모델 12인이 <데이즈드>의 새 출발을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