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하면서 괜한 적을 만들고 싶지 않다.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다.”

젊음의 확신, 스다 마사키().

“거짓말을 하면서 괜한 적을 만들고 싶지 않다.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다.”
의상은 모두 베드 제이더블유 포드(BED j.w. FORD).

Text Ji Woong Choi
Fashion Bebe Kim
Photography Chikashi Suzuki

“거짓말을 하면서 괜한 적을 만들고 싶지 않다.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거짓말을 하면서 괜한 적을 만들고 싶지 않다.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다.”
의상은 모두 베드 제이더블유 포드(BED j.w. FORD).

토요일 새벽 5시 13분이다. 볕 잘 드는 날, 동경의 다다미방에 나른하게 늘어져 있는 스다 마사키를
찍은 사진 폴더를 전부 열어보는 중이다. 그 종잡을 수 없는 얼굴을 바라보며 조금 혼란스러워졌다. 잘생기긴 했는데 못생긴 것 같고, 강렬하더니 아이 같았고,
단단한 자아를 가진 것처럼 보였는데 어쩌면 금방
무너져 울어버릴 것 같은 얼굴이기도 했다. 모두
스다 마사키의 진짜 얼굴일 것이다. 청년의 얼굴이란
하나의 인상으로 규정할 수 없는 법이니까. 오사카에서 상경한 스물네 살의 청년은 지난해에만 11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우연한 계기로 당신의 홈페이지에 들어간 일이 있다. 모든 스케줄이 공개되어 있었는데 ‘구글’이 친절하게 한국어로 번역을 해줬다. 지난 한 해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했더라. 피로하지 않나?
유난히 흥미로운 시나리오가 많았다. 욕심이 났고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보고 싶었다. 덕분에 다양한 작품에 임할 수 있었고,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많이들 염려하던데 체력적으로 특별히 힘들지는 않다(웃음). 보기보다 체력이 좋다.
2016년 12월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당신이 출연한 <디스트럭션 베이비>가 상영되었다. 거칠지만 젊고 용감한 영화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용감’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기분 좋다. <디스트럭션 베이비>는 나와 같은 젊은 세대의 존재를 증명하고, 이 세대만이 가질 수 있는 에너지와 폭발이 결합된 작품이기 때문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 현장에서부터 젊고 용감한 힘이 넘쳤고, 즐거운 경험으로 생각하고 있다.
당신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묘한 느낌을 받는다. 강렬하기도 하고, 소년 같기도 하고, 중성적인 느낌도 든다. 그것들을 아우르는 섹시함이 있다. 사람들이 당신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하나?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는 건 배우에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특정 이미지를 추구하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런 자유로운 모습을 매력적으로 생각해주는 게 아닐까.
스스로 섹시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나?
나를 섹시하게 봐주는 것은 무척 기쁜 일이다. 섹시한 매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스로를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건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내가 조각같이 잘생긴 얼굴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는데, 낮은 목소리와 진한 눈썹, 가늘게 째진 눈처럼 언밸런스한 부분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 않나? 아마 내게 그런 부분들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SNS에서 당신의 사진을 보고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4차원’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연기 말고 예능에 대한 욕심도 있나?
‘4차원’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든다.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기분이 좋고 재미있다(웃음). 나는 웃음이 많은 사람이다. 어릴 적부터 웃고 있지 않았던 기억이 별로 없다. 항상 재미있는 것을 찾아다녔다. 오사카 출신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 고향은 워낙 번화한 곳이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지역이다.
일본의 팬들은 어떤 면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당신의 ‘너드’한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1 년 전쯤 그런 역할을 한 적이 있는데, 그런 느낌의 옷을 찾아서 직접 연출했다. 너드한 느낌으로 봐주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는 뜻으로 이해하니까. 실제 성격도 그런 편이다. 집에 틀어박혀서 옷을 만들거나 자잘한 일을 하는 걸 좋아한다. ‘오타쿠’ 기질이 좀 있다.
패션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당신의 스타일을 전부 찾아봤는데 모험심이 강해 보여 흥미로웠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있나?
당신 말대로 모험심과 호기심이 왕성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걸 좋아한다. 아방가르드하거나 펑키한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데, 어떨 때는 클래식한 게 좋기도 하다. 딱 정해놓은 스타일만 추구하거나 유행을 따르기보다 그때그때 기분과 상황에 맞게 취향이 달라진다.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있나?
베트멍(Vetements)! 최근 가장 있기 있는 게 스트리트 스타일 아닌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보통 사람의 경계를 깨부순 듯한 그들의 무드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 <핑크와 그레이>로 방문했을 때, 핑크색 머리에 보라색 슈트, 게다를 신고 있던 당신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날을 기억하나?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영화제이기 때문에 인상적인 패션을 추구하고 싶었다. 원래 슈트에 게다를 신는 스타일을 즐겨 했고, 마침 체중 조절을 하느라 몸이 마른 상태였기 때문에 파격적인 스타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패션 매거진 촬영도 즐기는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건가?
사진 촬영하는 순간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사진가와 피사체의 관계나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와의 협업은 새로운 자극을 받기에 좋은 기회가 된다. 마침 완벽한 빛이 있는 순간의 내 모습을 기록하는 일은 당연히 행복하다. 똑같은 빛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으니까.
쉬고 싶다거나 휴가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약 8년 동안 쉼 없이 일만 했다. 흥미로운 작품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참여하게 되었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작품에 즐겁게 임했기 때문인지 바쁘다거나 힘들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일반적인 감각과 조금 다른 기준으로 일을 해온 것이 아닌가 싶다. 정말 전부 즐거웠고 후회되는 작품은 없다. 물론 좀 더 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반성은 많이 하지만(웃음). 이제 여행도 좀 다녀볼까 생각 중이긴 하다.
일의 ‘양’과 ‘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나?
어려운 질문인데, 아직은 둘 다 포기할 생각이 없다. 양과 질은 비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뭐든지 부딪쳐보고 싶다. 계산을 하거나 겁을 내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당신의 우려보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진 않다. 한 달에 이틀 이상은 내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촬영이 빨리 끝나는 날은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이제 2017년의 시작이지만 당신은 벌써부터 많은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하고 기대가 되는 작품은 <아, 황야>이다. 거장 테라야마 슈지의 원작 소설을 토대로 한국의 배우 겸 감독인 양익준과 함께 출연한다고 들었다. 어떤 영화인지,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모든 것을 잃은 남자들의 이야기다. 양익준과 함께 출연한다는 점이 무척 중요했다. 수컷과 수컷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순간에 관한 영화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 육체적으로 가장 강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6개월 정도 복싱 연습을 하면서 준비했다. 배우로서, 남자로서 욕심이 나는 영화다. ‘줄리엣’과 같은 키시 요시유키 감독의 작품이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아, 황야> 혹은 다른 영화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다면 의미가 남다르겠다.
당연하다. 나를 포함한 영화의 스태프 모두 참석하고 싶어한다. 양익준의 집에서 삼겹살을 먹기로 했다(웃음).
2017년 역시 바쁘게 살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최근 몇 년 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뭔지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면 뭘 좋아하는지 몰랐을 거다. 완전한 자유 속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간의 제한 속에서 내 스타일을 지키며 추구하는 것도 좋다. 나를 향한 기대에 고마움을 느끼고,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연애할 시간은 있나?
걱정하지 마라, 충분하다(웃음). 만약 내가 연애를 하고 그 상대를 세상에 알려야 하는 시기가 온다면 자연스럽게 알리고 싶다. 거짓말을 하면서 괜한 적을 만들고 싶지 않다.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싶다. 제대로 된 삶을 살면서 나는 이런 사람과 행복하게 사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는 건 누구에게도 상처 주는 일이 아니라고 믿는다.

Styling Keita Izuka Hair & Makeup AZUMA(W) Coordination Tomoko Og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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