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고, 내 관점을 나누는 것뿐이다. 그게 ‘작업’이라고 믿는다.” – 김옥선

사진가 김옥선은 ‘초상’을 찍는다.

Art+Culture 김옥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고, 내 관점을 나누는 것뿐이다. 그게 ‘작업’이라고 믿는다.” – 김옥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고, 내 관점을 나누는 것뿐이다. 그게 ‘작업’이라고 믿는다.” – 김옥선

Text Ji Woong Choi
Photography Oksun Kim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고, 내 관점을 나누는 것뿐이다. 그게 ‘작업’이라고 믿는다.” – 김옥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고, 내 관점을 나누는 것뿐이다. 그게 ‘작업’이라고 믿는다.” – 김옥선
‘Jack’, 125x100cm, 2010.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고, 내 관점을 나누는 것뿐이다. 그게 ‘작업’이라고 믿는다.” – 김옥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고, 내 관점을 나누는 것뿐이다. 그게 ‘작업’이라고 믿는다.” – 김옥선
‘Kevin the humanist’, 100x125cm, 2007.

김옥선은 ‘초상’을 찍는 사진가다. 그는 한국에 살고 있는 이방인을 찍는다. 김옥선의 카메라 앞에 선 인물은 단순히 사진의 피사체에 머물지 않고 자기 반영을 한다. 비로소 ‘생각하는 몸’이 되는 것이다. 김옥선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박건희 문화재단, 한미사진미술관 등에 소장되었다. 지금은 독일인 남편과 제주도에 산다. 그에게 긴 편지를 부쳤다. 며칠이 지난 깊은 밤 김옥선에게 답장을 받았다. 새로운 작업이 한창이라고 했다. 제주도에는 새봄이 가장 먼저 와 닿을 것이다.

도시를 떠나 제주도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곳으로 향한 이유가 궁금하다.
결혼해서 1년 정도 서울에서 살다가 문득 ‘복잡 함’에 지쳐버렸다.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마침 독일인 남편이 제주도에 직장을 얻게 되어 이주하게 되었다. 외국에서 사는 것보다 낫겠다 싶었다.

이 질문을 해결하고 있는 지금, 그곳의 창밖 풍경은 어떤 모습인지 설명해줄 수 있나?
내가 살고 있는 마을 이름은 ‘강정동’인데 일주 도로 위쪽이라 바다보다는 산과 가까운 곳이다. 창밖으 로 멀리 범 섬과 새끼 섬이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면 거실 창 너머 범 섬 앞바다의 파도 높이를 가늠하며 하루를 시 작한다.

제15회 동강 사진상을 수상했다. 축하한다. 상을 받고 박 수를 받으려 작업하는 건 아니지만 분명 어떤 식의 자극 과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
축하해줘서 고맙다. 동강 사진상은 역대 수상자 들의 면면과 중견 작가에게 주는 상이라는 시기적인 점 등을 봤을 때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상이라는 생각을 한 다. 한편으론 내가 더 이상 신선하지 않은 작가로 여겨지 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항상 상기해야 할 점이다.

방 안에 선 30대 여자의 누드로 시작, 작가 자신을 포함 해 국제 결혼을 한 커플, 동성 커플, 한국에 거주하는 외 국인에 관한 작업을 긴 시간 이어오고 있다. ‘사회적인’ 주제 혹은 시선이라 할 수 있을 텐데, 특히 그 대상에 주 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나와 내가 속한 사회를 따로 분리 해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 었다. 내가 처한 상황을 사진으로 작업하는 것뿐이고, 그 렇다면 나를 포함한 사회적 조건들이 자연스레 내 작업 에 묻어나게 되는 것 같다. 어떤 특정한 대상 혹은 정체성 에 주목했던 건 아니다.

일반인과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을 카메라 앞에 세워 셔터를 누르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대부분 내 주변에서 대면, 전화, 이메일 등의 다 양한 방법으로 접근 가능한 범주의 사람들을 모델로 섭 외한다. 적극적인 설득보다는 나와 함께 작업하길 원하는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다리는 방식이다. 큰 틀은 내 가 정하지만 작은 디테일은 촬영 인물이 설정을 자연스 럽게 가져오도록 한다.

디지털 사진과 스냅사진이 원래 그래왔다는 듯 대세를 이 루는 지금, 여전히 필름 카메라 그중에서도 사진 기술의 역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대형 카메라를 사용하는 이 유는 무엇인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처음 작업을 시작할 당시 대형 카메라를 이용했는데 그 습관이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대형 카메라를 어렵게 생각하는데 조작이나 원리가 오히려 간단하고, 카메라의 기본적인 본질에 가깝기 때문에 굳이 다른 방식을 찾을 필요가 없 었다.

지금은 주로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는지, 특징과 메커니즘 에 관해 설명해줄 수 있나?
4X5 카메라인 LINHOF TECHNIKA 3000을 사용하고 있다. 필름 한 장의 크기가 가로세로 4X5인치, 손바닥 정도 크기의 카메라다. 대형 카메라는 ‘스튜디오 형’과 ‘필드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카메라는 야외에 서 빠르게 조작이 가능한 필드형이다. 무게가 가볍고, 제 주도의 센 바람에 넘어져도 쉽게 고장 나지 않는 견고함 이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사진가 김옥선의 작업에서 인상적인 점 중 하나로 ‘거리 감’을 꼽는다. 대형 카메라의 기술적인 이유이기도 하겠 지만 당신의 작업에서 카메라와 인물은 늘 일정 거리를 유지한다.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거리. 가깝지도 않지만 멀지도 않다.
그 거리감은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기 위한 거리 이기도 하고 일부가 아닌 전체, 인물만이 아닌 그가 속한 공간까지 생각한 거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그 정도가 내가 침범하고 싶지 않은 인간적인 예의를 지 키는 거리라고 생각한다.

최근 젊은 사진 학도와 사진가 중 많은 이들은 라이언 맥 긴리의 영향을 담뿍 받은 세대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엉 뚱할지도 모르지만 사진가 김옥선에게 라이언 맥긴리라 는 이름을 던져보고 싶다.
2003년인가 2004년 즈음 뉴욕현대미술관 PS1(MoMA PS1)에서 라이언 맥긴리의 전시를 처음 봤 다. 당시만 해도 젊은 기운과 자유로운 감각이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10년이 지나 그의 최근 작업을 보니 그전 작 업과 유사하고, 개인적으로 기대하던 깊이감에 대한 아쉬 움이 있었다.

나는 자연 혹은 풍경을 찍은 사진에 별 관심이 없다. 그 런데 당신이 찍은 나무 사진은 좋아한다. 그 나무는 ‘풍경 사진’이라기보다 차라리 ‘초상 사진’이라는 표현이 적절 해 보인다. ‘나무의 초상’이라고 해야 할까. 내내 인물에 주목하다가 나무를 찍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No Direction Home’이라는 작업을 마무리할 즈음에 우연히 바라본 종려나무에서 그동안 작업해 왔던 이방인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종려나무도 외 래종이니까. 주저하지 않고 바로 촬영을 했고,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방인(외국인)과 그 나무가 서로 다르지 않음 을 알게 되었다.

살면서 한 번씩 ‘불안’이 엄습할 때가 있나?
당연하다. 내 작업의 근간은 ‘불안’이라는 감정 에 관한 것이다. 독일인 남편의 비자 문제를 비롯해 항상 1년만 보장되는 계약의 삶을 살았는데 이는 삶의 기본을 흔드는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내 작업이 나 아가야 할 방향성을 마련해주지 않았나 여겨진다. 부산에서 열린 가장 최근의 전시 제목은 <순수 박물관> 이다. 궁금하다. <순수 박물관>은 오르한 파묵의 소설에서 가져 온 제목이다. 사진을 찍고 전시하는 행위들이 마치 박물 관의 기록과 수집 기능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국에 정착한 외국인과 외래종 나무, 다문화 가족, 난민 등 그동안의 작업에서 파생한 주제들을 한자리에 모아보고 결국 그것들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한눈에 담고자 기획 한 전시다. 나 스스로도 이 전시를 통해 좀 더 자유로워지 고 싶었다.

앞으로 사진가 김옥선이 사람이든 나무든 줄기차게 다루 려는 것, 알고 싶은 것, 보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내 작업은 인물, 인간 그 자체를 향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작업을 진행하다 보니 인물과 나무가 연결되 고, 인물과 사물이 연결되면서 결국 사진 자체를 향한 관 심으로 대상이 확장되었다. 사진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기보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것이고, 내 관점을 나누는 것뿐이다. 그게 ‘작업’이라고 믿는다.

나는 당신의 팬이다. 지지하는 마음을 전하며, 한국에서 ‘초상 사진가’로 사는 일의 무게를 듣고 싶다.
한국에서 ‘초상 사진가’로 산다는 일은 전업 작 가 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작업만 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순 없다. 지금까지 작가로 지내온 것이 운이 좋 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고 인물에 매료되는 개인성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작 업을 하기도 어려우니, 하고자 하는 걸 할 수밖에 없다. 대중도 인물 작업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준다면 좋겠고, 사진가의 두께와 주제, 방식, 시선이 더 다양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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