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erico Cina

사랑을 응원하고 차별에 반대하는 페데리코 시나.

Federico Cina

Text Jong Hyun Lee

Federico Cina

당신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자기소개에는 스스로보다 다른 사람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을 관찰하면서 약점을 이해하고 불안감을 어떻게 숨기는지를 본다고 말한다. 나는 그 말의 뜻을 인간의 약점과 불안감을 숨기는 것이 옷이고, 당신이 그들을 위한 옷을 만듦으로써 그들을 돕고자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당신의 옷이 그들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나?

나는 주변 사람들의 ‘높이’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들의 약점과 단점을 관찰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옷은 우리에게 확신을 주고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갑옷이어야 한다. 각각의 옷은 이야기와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는 갑옷으로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지지해주고 지켜줄 수 있을 만큼 단단해야만 한다.

네 번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매 컬렉션에는 주제가 있고, 두 번의 컬렉션은 길고 짧은 글로 설명을 덧붙였다.

나는 나의 복잡하고 구상적인 컬렉션을 통해 잠자리에 든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처럼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패션계 밖의 사람들은 때때로 패션을 어렵게 생각하고 디자이너가 의도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한다. 패션은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 이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의상의 아주 작은 디테일에까지 나의 감정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컬렉션에 당신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건 그 옷이 개별적인 것이 하니라 전체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과거의 패션은 컬렉션이나 화보,
캠페인 등 모두가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그러나 지금은 개별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지금 패션은 전혀 흥미롭지 않다. 너무 빠르고 차가우며 시적이지 않다. 컬렉션에는 이야기가 있어야 하고,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패스트 패션 브랜드와 다를 게 없다.

나는 페데리코 시나를 2017 S/S 룩북 사진 한 장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컬렉션의 타이틀은
‘HOW A LIFE COMES TO THE WORLD’이다. How a life comes to the world?

삶이란 당신의 사랑을 원하는 이들에게 언제든 베풀 수 있음을 뜻한다. 2017 S/S 컬렉션에는 내가 꿈꾸는 가족을 담았다.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개버딘, 데님, 울 타탄, 저지와 같은 일상적인 소재를 사용했고 튤과 오간자로 섬세하고 연악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신은 LGBTQ에 대한 견해를 옷으로 표현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남성복과 여성복을 구분 짓지 않고 옷의 관념을 무너트리는 행위를 패션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한다면 LGBTQ에 대한 차별과 생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동의하나?

당연히 동의한다. 옷은 내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자 수단이다. 나는 국가에 던지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옷에 표현했다. 이탈리아가 합법적 동성 결혼을 허용하도록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2016년이 되어서야 동성 간의 결혼이 합법적으로 허용되었지만 제한적인 게 많다.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모두 ‘옷’을 입는다. 만약 모든 패션 디자이너들이 변화와 저항을 옷으로 표현한다면 우리는 사회적으로 더 많은 목소리와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남녀 복식의 구분이 사라지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언젠가는 사리지리라고 확신한다.

순수한 예술은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패션은 지극히 상업적이다.
상업적인 패션이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패션은 그 자체로서 우리에게 항상 옷을 입어야 하는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하나의 ‘예술’적 행위다.
패션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고 담아야만 한다. 우리가 옷을 입는 순간 항상 어떠한 메시지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최근 컬렉션에서 고급스러운 소재인 가죽과 저렴한 소재인 나일론을 동시에 선보였다.
가격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두 소재의 공통점은 다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완전히 상반되는 두 소재를 사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는 가죽을 따뜻하고 친절한 감정으로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죽을 다루는 것을 좋아하고 그 냄새도 좋아한다. 그러나 가죽은 매우 비싸다. 내가 꾸준히 가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부분에서 돈을 아껴야 했다. 나일론은 저렴하지만 가죽만큼 다루기가 어렵다. 재정적인 안정을 위해서는 값싼 소재를 능숙하게 다루는 법도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근 컬렉션에서 갈비뼈와 어깨뼈 위치를 튀어나오게 디자인한 디테일 부분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첫 번째는 인간의 관절에 대한 이해를 디자인에 투영함과 동시에 활동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여성의 가슴과 코르셋 같은 여성적이라 구분 짓는 것을 남성 디자인에 옮겨놓으며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맞다. 이번 컬렉션의 몇몇 피스는 여성의 코르셋같이 단단하고 얇은 허리를 표현하면서 의도적으로 숨 쉬는 것조차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런 볼륨감과 실루엣이 특정 성별에 대한 언급이 아님을 말하고 싶었다.

당신이 흥미로웠던 또 한 가지 이유는 이탈리아 출신의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요즘 재능 있는 이탈리아 디자이너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밀란 패션 위크가 예전만큼 기대를 모으지 못하는 이유도 새로운 세대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이탈리아 패션의 침체기로 보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탈리아의 패션은 엄청난 위기에 처해 있다. 유감스럽지만 현재 밀란 패션 위크는 진짜 재능 있는 신인 디자이너를 육성하기보다는 돈이 되는 방식을 더 찾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는 2017년 9월 밀란 패션 위크 협회와 만나 패션 위크 참가와 날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아직까지 그 어떤 답변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참가 비용은 터무니없이 비싸서 신인 디자이너들은 누군가의 지원 없이 참여하는 게 불가능하다. 일본과 포르투갈과 같은 나라는 내가 쇼를 선보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언젠가는 밀란 패션 위크에 참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초기 당신의 컬렉션은 오버사이즈 실루엣 아이템이 즐비했다. 그러나 최근의 컬렉션은 슬림을 넘어 스키니하기까지 하다.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유행이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는 큰 유행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동시대적인 패션 디자인으로 데뷔를 하고 지금에 와서 흐름과 벗어난 형태의 패션 디자인을 택한 이유가 있나?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며 내가 겪은 충동, 고립과 같은 외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타이트하고 피트되는 실루엣의 옷을 만들었다. 단, 내가 전달하고 싶은 콘셉트와 사회적 메시지를 위해 약간의 오버사이즈 불륨은 사용했다. 아직 사회는 스키니한 실루엣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지 않았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유행은 또 변할 것이다.

2017 F/W 컬렉션과 룩북에는 모두 여성 모델을 기용했다. 그렇다고 당신이 그 시즌에 여성복을 선보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남성복과 여성복의 구분을 짓지 않는 디자이너일 것 같은데, 컬렉션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델이 동시에 등장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정확한 이유는 없다. 나는 내 인생을 바탕으로 컬렉션을 만들어왔고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남성의 몸에 옷을 입혀왔다. 그러나 2017 F/W 컬렉션은 내가 일본 오사카에 살던 시기에 만들었고, 국가로부터 당하는 여성 차별에 대항해 싸우는 일본 여성에 대한 존경을 담고 싶었다. 다음 컬렉션부터는 성별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예정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모든 패션 디자이너에게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하다. 패션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뻔한 말이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전 세계의 모든 디자이너가 동시에 어떤 것에 저항하고 대항한다면 큰 힘과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은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거다. 우리는 모두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다면 패션조차도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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