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es Marjan

뉴욕 패션계에 떠오른 시즈 마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샌더 랙(Sander Lak)은 낙관주의자다. 컬러가 가진 긍정의 힘을 믿는다.

Fashion Sies Mar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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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Yu Ra Oh
Photography Kacper Kasprz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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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의 컬렉션을 통해 뉴욕 패션계에 급부상했다.
한국에서 인터뷰 제의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한국 패션계는 한창 성장 중이고,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뉴욕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내 컬렉션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옷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구별되는지 지켜보는 게 즐겁다.

시즈 마잔이라는 브랜드명은 부모님 두 분의 이름에서 하나씩 가져왔다.

어떤 디자이너든 브랜드명을 짓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이름을 원했지만, 내 이름을 쓰고 싶진 않았다. 문득 부모님의 이름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버지의 이름 시즈(Sies)와 어머니의 이름 마잔(Marjan), 내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이름들이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뒤 마크 제이콥스, 필립 림, 크리스토퍼 데카르넹의 발맹을 거쳐
드리스반 노튼에서 헤드 디자이너로 5년간 일했다. 이후 2016년 시즈 마잔으로 새롭게 데뷔했다.
팀원 간 연대감이나 소속감 대신 자유와 독립을 얻은 후 디자인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독립한 뒤 더 이상 스케치를 하지 않는다. 브랜드에 소속되어 있을 땐 한 달에 수백 장의 스케치를 하곤 했다. 시즈 마잔을 시작하며 전통적 작업 방식에서 탈피하고 싶었다.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했다. 전형적인 방식을 모두 버리고 더 많은 자유를 얻었다.

시즈 마잔의 2018 S/S 컬렉션을 통해 가장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번 컬렉션은 몇 시즌 동안 시즈 마잔이 해온 이야기의 연장선상에 있다. 내용을 자세히 덧붙이면, 시즈 마잔의 실존하는 아틀리에를 보여주고 그곳에 녹아든 컬렉션을 소개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즐거운 쇼였고, 관람객도 그 에너지를 공유했기를 바란다.


시즈 마잔의 컬렉션을 대변하는 건 컬러다. 컬러를 강조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당신이 전개하는 밝은 컬러의 의상이 입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 좋게 한다는 신념 같은 게 있나?


정확하게 봤다! 실제로 우리는 사무실에서 그와 관련한 실험을 해왔다. 가령, 밝은 핑크색 셔츠를 입는 것만으로 하루를 특별하게 보낼 수 있다. 뉴욕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블랙과 그레이 컬러를 고집한다는 걸 알지 않나. 매 시즌 컬렉션의 시작은 컬러 표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러곤 특정 컬러를 기반으로 소재나 실루엣을 결정한다. 어떻게 디자인하면 색깔이 좀 더 돋보이는지 고민하는 거다. 이번 컬렉션은 밀크셰이크를 떠올리며 부드럽고 차분한 컬러를 주로 사용했다.

첫 데뷔 컬렉션과 비교해보면 컬러와 소재의 믹스는 더욱 대담해졌고,
프린트는 생략됐으며, 실루엣은 단조로워졌다.

컬렉션의 진화는 유기적으로 일어나고, 우린 계속 변화할 것이다. 정식으로 데뷔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항상 새로운 소망이나 욕구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렇다고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건 아니다. 과거와 미래의 균형을 맞추며 브랜드를 이끌어나갈 거다.

뉴욕은 패션의 최전방 도시라는 느낌이 덜하다. 상업적이라는 평가를 비롯해 유서 깊은
하우스 브랜드의 역사도 비교적 짧고, 신진 디자이너의 활약도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아메리칸 럭셔리를 지향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뉴욕에서의 생활은 우연한 기회로 시작됐다. 시즈 마잔의 CEO 조이 로렌티(Joey Laurenti)가 먼저 일을 제안했고,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뉴욕이란 도시에 끌린 건, 모든 규칙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걸 조금씩 깨부수고 싶다. 도시가 뿜어내는 새로운 기운과 에너지는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에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뉴욕은 특별한 도시이니깐.

뉴욕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의 캘빈 클라인, 쉐인 올리버의 헬무트 랭 컬렉션을 보면 미국,
특히 뉴욕이란 도시에 대해 자신만의 해석을 직접적으로 패션에 투영한다.
당신의 작업 과정도 이와 비슷한가?

시즈 마잔의 작업 방식은 남다르다. 우리는 무드 보드도 없고, “시즈 마잔 걸은 이래야 해”라는 타이틀도 원치 않는다. 무척 올드한 방식이다. 뉴욕이란 도시에서 얻은 영감이 컬렉션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노골적으로 보여지거나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당신의 컬렉션을 설명할 때 ‘낙관적’, ‘긍정적’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언급된다.
평소 당신의 성격은 어떤가? 낙관주의자인가? 당신의 의상과 닮았는지 궁금하다.

맞다! 낙관적이고 긍정적이다. 내가 누구인지, 솔직한 내 태도가 컬렉션에 얼마나 투영됐는지에 관한 평가는 디자이너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패션 디자이너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실제로 난 화려한 컬러의 의상을 즐겨 입는다. 시즈 마잔은 여성복으로 시작해 얼마 전 남성 캡슐 컬렉션을 론칭했다. 이는 여성 컬렉션을 기반으로 제작하지만 실제 내 옷차림에서 확장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나는 새 옷을 살 필요도 없다. 내가 만든 옷을 입고 다니면 되니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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