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eJi

예지, 잘해.

Fashion 예지
YaeJi
YaeJi

그게 아니야, 예지 잘해

Text Ji Woong Choi • Fashion Min Ji Kim
Photography Jong Ha Park

 

핑크 플라스틱 후드 코트와 오버사이즈 판초,
아가일 패턴 양말은 모두 버버리(Burberry), 레이스업 부츠는
닥터마틴(Dr. Martens), 하얀색 스타킹은 에디터가
따로 준비한 것.

YaeJi

번질거리는 푸퍼 패딩은 베트멍 by 분더샵(Vetements by BOONTHESHOP).

Yae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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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이 달린 것 같은 볼륨 스커트는 꼼 데 가르송(COMME des GARCONS),
주름을 잡은 슬라우치 부츠는 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 Weitzman).
새빨간 스타킹은 에디터가 준비한 것.

YaeJi
YaeJi

화이트 티셔츠는 슈프림 X 꼼 데 가르송(Supreme X COMME des GARCONS),
비대칭적인 체크 패턴 케이프, 볼륨 스커트는 모두 꼼 데 가르송(COMME des GARCONS),
주름을 잡은 슬라우치 부츠는 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 Weitzman).

YaeJi

구조적 형태의 화이트 드레스는 벨 앤 누보(Bell & Nouveau),
실버 펄을 가미한 슬라우치 부츠는 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 Weitzman),
꼬질꼬질한 야구 모자는 동묘 벼룩시장에서 산 빈티지 제품.

YaeJi
YaeJi

형제자매가 없다 보니 엄마는 제게 유일한 친구이자 언니였어요.
언니가 하는 걸 동생들은 다 따라 하고 싶어 하잖아요.
엄마는 제게 그런 존재였어요.

 

오늘은 한국어로만 대화하는 게 어때요?
완벽한 소통
이 안 돼도 좋아요.

좋아요. 재미있을 것 같네요.

BBC나 피치포크가 주목하는 뮤지션이라느니, 그런
거창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다 아침에 싹 바꿨어요.
그냥 사소
한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싶어요.

그래요.(웃음) 평상시엔 촬영할 때처럼 옷을 입지
는 않지만,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촬영할 때만 입어볼 수 있잖아요.
특히 파란색 패딩 점퍼가 마음에 들어요. 제 성
격을 닮은 것 같아서요.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 좋았어요.

예지는 편안하고 따뜻한 사람인가 봐요?

제가 잔정도 많고 친구들을 소중히 여기거든요.
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는 노력으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요.
그게 늘 나의 포커스예요.

옷, 좋아해요?

당연하죠. 어릴 때는 엄마가 입혀주는 대로 입었어요.
엄마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리폼하는 걸 즐기셨어요.

엄마와 커플 옷을 맞춰 입은 기억도 나요.
엄마는 인형놀
이를 하듯 제게 이런저런 옷을 입혀주셨죠.
좀 큰 뒤에는 
<논노>, <세븐틴>, <나일론> 같은 일본 잡지를
좋아했어
요. 제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지만 다양한
스트리트 웨어를 
구경하는 건 재미있더라고요.

지금은 또 다른 의미일 것 같은데요.

패션이 중요해졌죠. ‘예지’라는 프로젝트 때문인데,
예지는 음악뿐 아니라 비주얼 장르를 총체적으로 아우
르는 프로젝트거든요.
내가 제품이고 도구가 되는 거잖아
요. 아침마다 뭘 입을지 신중히 생각해요.

다시 찾은 서울은 어때요? 열렬한 환대를 받았잖아요.

아직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서울에 와서 공연을 세 번 했는데,
그 경험이 진지한 숙제처럼 남았
어요. 한국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는데,
공감하
며 환영해주니 기뻤죠. 특별한 기분이었어요.
음, 제가 독
특해 보일 것 같아요. 전 K팝을 듣고 자라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미국의 힙합 음악을 좋아했어요.
가사는 한국어인
데 다양한 정체성의 멜로디가
담긴 제 음악을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강북, 그리고 이태원이나 홍대, 망원동을 좋아해요.
한국의 전통이 남아 있으면서도 젊은 사람들의 트렌드
를 볼 수 있으니까.
외국인도 많고요.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있어요.

그런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얼굴이네요.

제가 사는 뉴욕 브루클린과 비슷하거든요.
오랜 
역사나 경험이 느껴지는 곳이 좋아요.

서울에서 맛집도 찾아다녔어요?

글쎄요. 미국에서 못 먹는 한국 음식은 없으니까요.
집밥은 그리웠어요. 외할아버지가 저를 키우다시피 하
셨거든요.
특히 할아버지가 끓여주시는 시금치 된장국을 
좋아해요.
요즘 거의 매일 먹고 있어요.(웃음)

할아버지는 유명해진 손녀를 보고 뭐라고 하세요?

신기해하시죠. 블로그를 하는데, 제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나올 때가 있대요.
표현하진 않지만 기뻐하시는 것 
같아요. 그걸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요.

전 예지의 음악이 ‘힙’하게 들리지는 않아요. 그보다는 오히려 멜랑콜리해요.

사실 그런 면이 있죠. 제 뮤지션 친구들도 그렇게 말해요.
창작할 때 아이디어 소스는 감정일 수밖에 없어
요.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건 슬프거나 외로운 감정인 것 
같아요.
네거티브한 감정이 들 때 떠오르는 문장을 적어두
거나 멜로디를 녹음해요.
생생하고 거친 상태의 감정을 기
억하고 싶거든요.
마음이 불안하거나 울적할 때 모른 척 덮어두는 사람도 있고,
정면 돌파하는 사람도 있죠.

전 공유하는 편이에요.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까먹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풀어요.
그럼 속이 시원해지죠. 그
런데 한국에 머물 때는 잘 안 돼요.
주변 사람들에게 보이
고 싶지 않아 속으로 삭이고 말거든요.
그게 좀 신기하고 
궁금해요.

왜 그런 걸까요?

한국에 오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니까요.
족에게 그런 말을 하기란 쉽지 않잖아요.

정체성에 관한 건 어때요? 여러 나라에서 자랐잖아요.

솔직히 전 미국 사람도, 한국 사람도 아니죠. 외로울 때도 있었어요.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았
으니까.
어디서든 외부인 같다는 생각이 들어 위축될 때도 
많았어요.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거든요.
오히려 우리만의 문화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죠.

힘들어하는 것처럼 들리네요.

외롭잖아요. 혼자 산 지 6년이 넘었거든요. 외로움이 제일 힘들더라고요.

요즘 좋아하는 단어는 뭐예요?

지금 떠오르는 대로 말해볼게요. ‘뿌듯하다’, ‘따뜻하다’.
언어가 아닌 소리라고 생각했어요.
녹음하고 효과
를 넣었을 때 이렇게 딱 떨어지는 각진 소리가
아름답게 
들리거든요. 뜻도 좋잖아요.(웃음)

빛바랜 사진 속 젊은 엄마에게 영감을 얻은 뮤직비디오가 있죠.
‘엄마를 따라 하는 딸’. 흥미로워요.

전 외동이에요. 형제자매가 없다 보니 엄마는 제게 유일한 친구이자 언니였어요.
언니가 하는 걸 동생들은 다 
따라 하고 싶어 하잖아요.
엄마는 제게 그런 존재였어요.
내가 하는 일을 궁금해하셔서 오늘 촬영장에도 함께 왔죠.(웃음)

이제 엄마와 함께인 게 불편할 때도 있지 않아요?

저만의 생활과 스타일이 생겼으니 어색할 때도 있긴 해요.
그런데 그건 엄마를 향한 어색함이라기보다 1년
에 한 번씩 오는
서울에 대한 어색함인 것 같아요. 많은 것
이 빨리빨리 변하는 도시니까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죠.

뉴욕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뭐 먹을 거예요?

좋은 질문이네요.(웃음) 집밥 많이 먹어둘 거예요.

시금치 된장국?

(웃음) 맞아요. 그리고 ‘예지와 서울 친구들’이라는 후드 티를 만들었거든요.
마지막으로 그걸 선보이는 자리
를 마련할 거예요.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죠.

돌아가는 곳이 예지의 ‘집’인가요?

브루클린에 꽤 오래 살았어요. 내 ‘동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내 음악도 지금
사는 방에서 다 만들었으니 편하긴 하죠.
그런데 미국 사
람들이 “Where Are You From?” 하고 물으면 “Korea”라고 답해요.
한국에서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말해요.

어디든 정 붙이고 살면 거기가 집이라는 어른들 말씀이 맞네요.

(웃음) 그러게요.

Hair Anna Im
Makeup Bom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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