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ES & KEITH X CHET LO
곧 열리는 런던 패션위크에서 공개할 새로운 컬렉션으로 바쁠 것 같다. 근황은 어떤가.
너무 바빴지만 런던 패션위크에 참가해 우리가 만든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어 정말 기대된다. 브랜드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나 자신에게 의미 있는 더욱 복합적인 주제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초창기에 보여준 경쾌하게 장난스럽고 가벼운 디자인과는 전혀 다르다. 그래서 컬렉션 공개를 앞두고 대단히 흥분되고, 많은 사람이 공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런던 기반의 니트웨어 디자인을 주로 다루는 브랜드 ‘쳇 로’와 ‘찰스앤키스’가 만났다는 데 놀랐다. 두 브랜드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찰스앤키스는 예전부터 쳇 로 런웨이에 액세서리를 공급하며 우리 브랜드를 적극 지지해 주었다. 이번 캡슐 컬렉션 협업 제안에 망설임 없이 대답한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이를 통해 아시아 디자인 전반에 대한 소중한 통찰을 얻는 것은 물론 나 자신도 디자이너로서 한층 성장할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서구적 페르소나에 어필하는 데 익숙하던 내가 소비자 중심 사고를 하고, 새로운 고객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등 더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이번 컬렉션에 아시아 디자인의 새로운 스타일을 소개하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
본인이 생각하는 찰스앤키스는 어떤 브랜드인가. 이번 협업을 통해 찰스앤키스에 대한 생각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앞서 언급했듯이 찰스앤키스는 감사하게도 오래전부터 쳇 로를 지원해 왔다. 찰스앤키스는 누구나 즐길 수 있을뿐더러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고, 스타일리시하며 합리적인 럭셔리 제품을 만들겠다는 미션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서로 다른 감성을 지닌 두 브랜드의 정체성을 녹여내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협업하면서 쳇 로와 찰스앤키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면 무엇인가.
쳇 로와 찰스앤키스 모두 고객이 자신의 옷장을 바라보며 힘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각자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둘 다 훌륭한 아시아 디자이너와 패션 세계를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고 각광받게 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다. 우리만의 이야기와 유산을 엮어 컬렉션을 완성하고 그 안에 아름답고 동시에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담아내고 싶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쳇 로의 시그너처인 뾰족뾰족한 디자인을 3D 프린트 슈즈에 녹여낸 것이 특징이다. 대중이 이 아이템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해할 것 같다.
처음부터 어떤 원단을 어떻게 재미있게 활용하면 좋을지 알고 있었다. 이번 컬렉션에 선보인 펌프스는 환상적인 투명 스파이키 블록 힐이 돋보인다. 매우 섹시한 느낌이지만 어떤 상황에 신어도 어색하지 않다. 낮에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갈 때도, 밤새 놀기 위해 외출할 때도 잘 어울린다. 쳇 로와 찰스앤키스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모든 아이템은 실제 착용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필요성을 가장 먼저 반영했고, 그들이 다양한 일상에서는 물론 조금 더 특별한 날 어떤 옷을 입고 싶어 할지 고민했다.
쳇 로만의 색과 디자인은 매우 뚜렷하다. 이번 협업 컬렉션에도 이를 잘 녹여냈는지 궁금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 있다면 말해 달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아이템은 플렉시글라스 힐이다. 밤에 외출할 때나 매일 입는 배기 청바지를 입고 시장에 갈 때도 신을 수 있는 다용도 힐이다. 옷을 입는 사람 개개인의 다양한 삶과 페르소나를 상상하며 완벽한 힐을 만들고자 그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대중이 이번 컬렉션에서 무엇에 중점을 두고 바라봤으면 하는가. 당신이 생각하는 이번 컬렉션의 키포인트가 있다면.
이번 캡슐 컬렉션을 통해 쳇 로 아이템을 선보이면서 고객과 그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그들이 뾰족한 형태의 시크한 스파이크 디테일의 헤어밴드를 착용하고 출근할 때나 플렉시글라스 힐을 신고 밤에 외출할 때도 늘 자신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액세서리를 한번 착용하면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매일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자신을 보면서 일상이 완벽히 준비되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으로 컬렉션에 임했다.
컬러 구성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핫 핑크, 블랙, 레드를 메인 컬러로 구성했는데 컬러 선정에 특별한 의도가 있나.
이번 컬렉션의 세 가지 메인 컬러는 나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줄 수 있도록 선별했다. 밝은 핑크는 내가 브랜드를 시작했을 때 영감을 받은 은하계 소녀와 파티를 좋아하는 레이버 걸(raver-girl)의 미학을 상징하는 색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더 어둡고 차가운 톤의 색상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또 블랙은 옷장 안에서 내가 항상 꺼내 입는 색이기도 하다. 이번 컬렉션에 적용한 빨간색은 나의 아시아적 유산을 상징하는데 올 설에 맞춰 출시하는 이번 컬렉션에 딱 맞는 색이다.
찰스앤키스와 당신이 생각한 특별한 뮤즈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특정 인물을 정해 놓았다기보다는 패션을 사랑하고 일상에서 매일 패션을 즐기는 이들 모두가 우리의 뮤즈다. 패션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일상의 고민으로 방해받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요즘 성별과 상관없이 발레 슈즈가 트렌드이고, 많은 브랜드에서 보여주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타 브랜드의 발레 슈즈와 다른, 이번 협업 컬렉션에서볼 수 있는 발레 슈즈만이 지닌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컬렉션에서 선보인 타이-어라운드 발레리나 플랫 슈즈는 과장된 디테일이 돋보이는 플라이백 니트와 연출해 특정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타임리스 실루엣을 완성함으로써 매력을 드높였다. 특히 타이-어라운드 발레리나 플랫 슈즈는 섬세하고 단순한 클래식 발레 플랫 스타일에 약간의 섹시함과 섬세한 디테일을 더해 새롭고 독창적인 위트를 살렸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쳇 로의 시그너처인 스파이크와 찰스앤키스의 장인정신이 조화를 이뤄 여성의 부드러우면서 강인한 힘을 재현했다.
이번 컬렉션을 입고, 신고, 들고 어디로 먼저 가야 할 것 같은가. 상상해 보자면.
우선 플렉시글라스 힐을 신고 당당한 걸음으로 이사회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여성의 모습을 상상한다.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기 전 스파이크 디테일의 미니 백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스파이크 디테일의 헤어밴드를 착장한 완벽한 모습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회의실을 온전히 장악한 것이다. 자신감이 곧 핵심이다. 언제 어디에서 이번 컬렉션을 입고 들지 한계는 없다. 그들의 목표는 그저 자신의 여성성 안에 내재된 강인함을 자축하고 강조해 보여주는 것이다.
찰스앤키스와의 협업을 통해 이루고자 한 목표가 있을까. 또 찰스앤키스와 계속되는 인연을 기대해 봐도 좋을지 궁금하다.
기다려 달라!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고객에 대해 더 고민하는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찰스앤키스와 함께한 이번 캡슐 컬렉션은 대단히 풍요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아시아 패션 세계에 쳇 로를 알릴 수 있는 환상적인 방식이기도 했다. 이번 협업에서 배운 모든 것은 앞으로 펼쳐 보일 프로젝트에 반영하고자 한다.
©Courtsey of CHARLES & KE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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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Park Kiho